문 대통령·김정은 첫 만남부터 파격
정상회담 배석자는…
임종석·김여정 '최측근 실세'
서훈·김영철 '실무대화 라인'
[ 김주완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첫 남북한 정상회담의 배석자 면면에도 관심이 쏠렸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김정은의 옆을 지켜 실세임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남북은 27일 배석자를 최소로 줄여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문 대통령 왼쪽에는 남북정상회담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오른쪽에는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앉았다. 김정은의 왼쪽에는 동생인 김여정, 오른쪽에는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통일전선부장)이 배석했다. 모두 6명으로 남북한의 공식 수행원이 각각 7명과 9명인 것을 감안하면 단출하다.
규모가 당초 예측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는 평가다. 과거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북측은 소수만 배석했기 때문이다. 1·2차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통일전선부장만 대동했다. 반면 남측에서는 매번 북측보다 많은 인원이 배석했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인 2000년 6월 1차 정상회담 땐 임동원 대통령 특보, 황원탁 안보수석, 이기호 경제수석 3명이 배석했다. 노무현 대통령 때인 2007년 10월 2차 정상회담 때는 권오규 경제부총리, 이재정 통일부 장관, 김만복 국정원장, 백종천 안보실장 등 4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주목받은 배석자는 김여정이다. 직급상 제1부부장으로 이날 방남한 북한 인사 중에서 가장 낮다. 하지만 줄곧 김정은을 밀착 보좌하면서 비서실장 역할을 했다. 사실상 북한의 ‘2인자’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 측에서 임 실장이 배석한 것도 다소 의외라는 평가다. 그동안 남북 정상회담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한 적이 없다. 2007년 정상회담에서 임 실장처럼 정상회담준비위원장을 맡았던 당시 문재인 비서실장은 회담 현장에 가지 않았다. 임 실장은 그동안 정상회담 실무를 총괄해온 데다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김여정과 비교하면 정권의 ‘2인자’ ‘실세’라는 게 닮은꼴이다.
서훈 원장과 김영철의 배석은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두 사람은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때부터 호흡을 맞추며 남북 정상회담 성사까지 실무 협상을 맡았다. 서 원장은 1·2차 정상회담 때 사전조율과 공동선언 문안 도출 등의 업무를 도맡았다. 지난달 문 대통령의 특사로 방북해 김정은도 만났다.
김영철은 북쪽의 대표적 대남 전문가다. 1989년 남북 고위당국자회담 예비접촉 때 북측 대표를 시작으로 2006~2007년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북측 대표, 2007년 남북 국방장관회담 북측 대표 등을 맡았다. 그는 천안함 폭침의 배후로도 알려져 있다. 2010년 천안함 사건 당시 북한의 대남 공작을 총괄하는 정찰총국의 책임자였다.
판문점=공동취재단/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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