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 사드 기간 태국·일본·싱가포르 '눈길'
유커(중국 관광객)들이 노동절 황금연휴(4월29일~5월1일) 기간 한국 대신 일본과 동남아 등지로 발길을 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는 '노동절 특수'를 노리고 있지만 눈에 띈 유커 회복은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중국 노동절을 맞아 다음달 31일까지 유커들을 대상으로 할인 행사 및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에서는 행사기간 중국인 고객에게 1대1 통역 쇼핑도우미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5개 점포에서 유커들이 선호하는 화장품·선글라스·수입의류 등 100여개 브랜드를 선별해 10~3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유커 주요 결제 수단인 은련 카드 구매시 5% 추가 할인 및 구매 금액별 상품권 증정 등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한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국내 최대 규모 VIP 라운지인 '스타라운지(Star Lounge)'에 LVVIP 차이나 라운지, LVIP 차이나 라운지 등을 포함한 4개의 라운지를 마련했다. 이 라운지에서는 국적별 VIP 통역 및 의전 서비스, 국적별 인기 브랜드 초청행사를 진행한다.
신라면세점도 오는 3일까지 중국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웨이보와 위챗에서 추첨을 통해 한국 왕복 비행기 티켓과 화장품, 시계, 헤드폰, 홍바오 등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실시한다.
신세계면세점 역시 오는 3일까지 '5.1 뇌를 움직이는 날(한제신세계 5.1퀴즈데이)' 이벤트를 마련했다. 퀴즈쇼 형식으로 노동절 연휴를 맞아 기획됐다. 상품으로는 아이폰 등을 내걸었다.
면세점 등 유통업계에서는 유커 회복을 기대하고 있지만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극심했던 한한령 및 한국 여행 상품 금지 조치 등으로 반사 수혜를 입은 일본과 태국 등 동남아로 유커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에 따르면 올해 노동절 연휴 기간 국내외 유커들은 전년 대비 10% 증가한 1억5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4월 중순 현재 2박3일 여행 상품을 선택한 고객들은 41%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전체 고객들 중 해외 여행을 택한 비율은 46% 절반 가까이 된다.
연휴 기간이 길지 않은 만큼, 가장 선호하는 해외 여행지로는 거리가 가까운 동남아, 일본 등이 꼽혔다. 나라별로 태국, 일본,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미국, 캄포디아, 필리핀, 이탈리아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반면 한국은 순위에 언급되지 않을 정도로 밀렸다.
사드 여파가 극심했던 지난해 노동절에서도 한국은 순위권에 들지 못했었다. 개별 여행객인 싼커와 보따리상 따이공들만 국내 면세점 자리를 메우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단체 관광이 아직 재개되지 않았다"며 "날이 풀려 최근 개별 싼커들이 조금씩 보이고 있는 만큼, 앞으로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중국 대형 국영 여행사는 한국행 단체 관광 상품이 거의 판매되고 있지 않다. 지난달 중국 청년여행사(CYTS) 온라인 사이트에 한국과 일본 2개국 단체관광 상품이 게시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국영 여행사 중국국제여행사(CITS)와 중국여행사(CTS), 최대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 등에서는 아직 한국 단체 관광 상품이 올라오지 않았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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