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등 조건 같을때 공모펀드에
공모주 최대 10% 추가 배정
공모펀드의 CB운용 제한적 허용
큰손들 사모투자 열기 식을 듯
대형사 공모펀드 조성 나설지 주목
[ 조진형 기자 ] 정부가 뒤늦게 공모형 코스닥 벤처펀드를 우대하는 대책을 내놨다. 서민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갈 수 있도록 공모펀드가 사모펀드보다 기업공개(IPO) 공모 주식에 더 많이 투자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기로 했다. 펀드 규모가 클수록 공모주를 더 많이 배정받는다.
금융위원회는 1일 ‘코스닥 벤처펀드 균형성장 방안’을 발표했다. ‘국민펀드’로 출범한 코스닥 벤처펀드가 사모펀드로의 쏠림 현상이 심해지면서 국민 재산 증식과 코스닥시장 활성화란 정책 취지가 흐려졌다는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본지 4월23일자 A21면 참조
금융위는 코스닥 벤처펀드에 대한 공모주 30% 우선배정 혜택을 공모펀드에 몰아주기로 했다. 펀드 순자산을 감안해 공모주를 배정할 수 있도록 인수업무 규정을 바꾸기로 했다. 현행 배정 방식은 펀드 규모와 관계없이 배정돼 소규모 펀드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돼 있다. 예를 들어 코스닥에 상장하는 A사의 100억원 공모에 100억원 규모 사모펀드와 900억원 규모 공모펀드가 100억원씩 청약하면 현재는 똑같이 50억원씩 나눠갖는다. 앞으로는 펀드 순자산을 감안해 각각 10억원, 90억원을 배정받는다.
금융위는 또 가격, 매도 시기 등 조건이 같으면 공모펀드에 공모주를 최대 10% 추가로 배정할 수 있도록 규정을 손보기로 했다. 공모펀드의 경우 단일 종목은 순자산의 10% 이내에서만 투자할 수 있는 규제도 풀어주기로 했다.
공모펀드의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운용 규제는 제한적으로 풀기로 했다. 적격기관투자가(QIB)에 등록된 무등급 CB와 BW에 대해서만 편입을 허용하는 식이다. 현재 QIB에 등록된 무등급 CB, BW 물량이 없어 단기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닥 벤처펀드 가입금액은 지난달 5일 출시 이후 26일까지 1조9469억원에 달한 가운데 이 중 1조4233억원(73.1%)이 최소 가입금액 1억원 이상인 사모펀드에 팔렸다. 이에 따라 애초 기대만큼 코스닥시장으로 돈이 흘러가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다. 사모펀드는 공모펀드와 달리 비상장 주식이나 코스닥 CB, BW와 같은 메자닌에 집중 투자하기 때문이다.
금융위의 보완대책으로 코스닥 벤처펀드 가운데 가장 덩치가 큰 KTB자산운용의 공모펀드(3748억원)가 가장 큰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모펀드 중에선 1000억원 안팎의 코스닥 벤처펀드를 굴리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을 제외하면 공모주 투자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모펀드는 평균 규모가 80억원 수준이다.
‘큰손’ 사이에서 사모펀드 인기는 사그라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대책에는 신규 사모펀드는 1년6개월 안팎의 환매 금지 기간을 두고 운용하는 경우에만 공모주 우선 배정 참여 자격을 주는 방안도 포함됐다.
그동안 ‘뒷짐’만 지고 있었던 대형 운용사들이 코스닥 벤처펀드 조성에 적극 나설지도 관심이다. KTB자산운용은 소프트클로징(잠정 판매중단)한 1호 펀드에 이어 2호 펀드를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사모펀드 쏠림 현상이 지속되면 코스닥 벤처펀드 도입 취지가 퇴색할 가능성이 있다”며 “공모펀드가 상장 공모주에 보다 원활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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