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주 회계 논란에 펀드·ETF 수익률도 '내리막길'

입력 2018-05-02 14:40  


제약·바이오주 주가가 부침을 겪으면서 관련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고평가 논란과 함께 회계처리 관행 문제가 재점화되면서 제약·바이오주 투자심리가 경색된 결과다.

2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달 ETF를 포함한 국내 헬스케어·바이오 펀드 13개 중 10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평균 수익률은 -1.79%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1.90%), 코스닥지수(1.77%) 수익률을 하회했다.

4월 한 달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코스닥 150바이오테크 ETF 수익률이 6.05% 떨어져 가장 큰 폭으로 밀렸다. TIGER 헬스케어 ETF 역시 수익률이 -4.85%를 기록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헬스케어 ETF도 수익률이 5.10% 빠졌다.

KB자산운용의 KBSTAR 헬스케어ETF(수익률 -3.45%),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연금한국헬스케어펀드(-2.35%), TIGER 200헬스케어 ETF(-2.41%) 등도 수익률이 2~3%대 뒷걸음질쳤다.

앞서 금융감독원이 바이오 업체 10곳을 회계감리 대상으로 선정해 연구개발비(R&D) 회계처리 점검에 돌입한 점이 관련주 주가 발목을 잡았다. 지난달 중순께부터는 유진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를 중심으로 바이오주가 과도하게 고평가된 상태란 지적이 나오며 헬스케어·바이오주 주가의 조정이 이뤄졌다.

차별화된 ETF, 펀드도 눈에 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바이오 ETF'는 3.98%의 수익을 기록해 두각을 드러냈다. 아이진, 바이넥스, 휴온스, 대한뉴팜, 삼천당제약 등 지수 구성종족이 상승하면서 코스피·코스닥 지수보다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DB자산운용의 채권혼합형 펀드인 DB바이오헬스케어30펀드(0.13%)의 경우 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했다.

다만 금감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회계처리 위반 잠정 결론을 내리면서 당분간 바이오주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 경색이 풀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종속회사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인식해 자산과 이익을 부풀렸다"고 판단했다. 다음달 열리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제재 수위가 결정될 전망이다.

서근희 KB증권 연구원은 "금융위원회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처리에 대한 고의성이 인정되면 회계 처리 위반 금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을 추징할 수 있다"며 "회계 처리 위반 금액이 자본의 2.5%를 넘어가면 상장심사 대상에 들어가 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우려로 단기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향후 금융위의 결정, 바이오젠 콜옵션 행사 여부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오후 2시1분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 거래일보다 7만7500원(15.88%) 떨어진 41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때 3위까지 뛰었던 시총 순위는 6위로 밀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시총 3위 자리를 다퉜던 셀트리온도 지난달 12.43%(4월30일 종가 기준) 떨어져 시총 4위에 머무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바이오주 단기 전망에 대해선 의견이 다소 엇갈리고 있으나 하반기에는 국내 주요업체 해외 진출 및 파이프라인 부각 모멘텀이 부각되면서 투자심리가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엄여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간과했던 각종 리스크로 제약 바이오 업종의 주가가 크게 조정 받았으나 역으로 하반기에 제약 바이오 업종 대형주에서 호재가 나온다면 업종 전반이 비로소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셀트리온, 코오롱티슈진, 녹십자, 대웅제약 등 대형주의 호재가 많이 대기해 있다는 설명이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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