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기업 이지혜 대표
[ 박상익 기자 ] 서울 가회동 북촌 도로변에는 몇 년 전부터 조용히 입소문이 난 식당이 있다. 사회적 기업 ‘오요리 아시아’가 운영하는 정통 스페인 식당 떼레노다. 주변에 있는 헌법재판소, 청와대의 고위 관리들도 자주 찾는 북촌의 명소가 됐다.
이지혜 오요리 아시아 대표(43·사진)는 언뜻 잘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외식과 사회적 기업을 결합한 사업가로 유명하다. 최근 떼레노에서 만난 이 대표는 “아시아 여성들의 자립을 위해 선택한 분야가 외식이었다”며 “그들 고향에서 스스로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면 매매혼 등 여러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원에서 여성철학을 공부한 이 대표는 2009년 서울 홍익대 인근에 아시아 퓨전요리 식당을 개업한 이래 외식 분야에서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홍대에 있을 때부터 지금까지 이주여성·보육시설 아동 등 소외계층을 위한 직업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북촌으로 둥지를 옮긴 2014년 이후 결혼이주여성, 보육시설 청소년 등 26명이 이곳에서 일하며 요리를 배웠다. 오요리 아시아는 아시아 여성들의 자립을 위해 네팔과 태국에도 각각 카페와 레스토랑을 개업했다.
이 대표는 서울에서 스페인 식당을 운영하고 있지만 눈은 아시아를 향하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 카페를 열려면 1억~2억원이 들지만 네팔 같은 곳에선 2000만~3000만원이면 충분하다”며 “적은 돈으로 빈곤·여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역을 우선적으로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요리 아시아는 이런 사회적 문제 해결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달 19일 서울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제3회 사회성과 인센티브 어워드’에서 현금 인센티브를 받았다. 올해로 3년째 지원이다. 사회성과 인센티브는 사회적 기업이 창출한 사회성과를 측정해 보상하면 이들이 더 좋은 일을 많이 할 수 있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생각으로 생겨난 제도다. 오요리 아시아는 인센티브를 아시아에 투자해 여성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이 대표는 “사회성과 인센티브 덕에 회사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미래를 생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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