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현직 교수들이 창업한 마이크로바이옴 3社 증시 '노크'

입력 2018-05-02 18:57   수정 2018-05-18 10:14

장내 미생물 키워 신약 개발
바이오업계 기대 '한몸에'



[ 한민수 기자 ]
서울대 교수들이 설립한 마이크로바이옴 회사 3인방이 주목받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의약품 개발 등을 주도하고 있어서다. 증시 상장도 추진 중이어서 투자자 사이에서 관심이 많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사람 몸속에 있는 미생물 및 이들의 유전체 정보를 의미한다. 인체에 존재하는 미생물 수는 인체 세포 수의 10배, 유전자 수는 100배가량 많다. 장내 미생물이 사람의 신진대사, 면역 조절, 암 발생 등 다양한 과정에 관여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제2의 게놈’으로 불리고 있다.

'비피도'는 지근억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1999년 설립했다. 장내 미생물 중 하나인 비피더스를 이용한 건강기능식품을 출시해 2003년부터 영업흑자를 내고 있다. 지난해 137억원의 매출과 3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강원 홍천에 3만5000L의 배양기를 갖춘 생산공장이 있다. 산소가 있는 곳에서 배양하기 어려운 혐기성 균인 비피더스를 키워 상품화한 경험이 있는 것도 이 회사의 강점이다. 최근에는 건강기능식품을 넘어 마이크로바이옴 기반의 의약품을 개발 중이다.

천종식 생명과학부 교수가 2009년 세운 '천랩'은 마이크로바이옴 분석에 강하다. 한국인 4000건을 포함해 8만여 건의 인체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고 있다. 내년까지 10만 건 이상의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해 신약 개발과 진단 등 헬스케어 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고바이오랩'은 2000명의 한국인 쌍둥이 연구를 통해 5000종 이상의 미생물 균주를 확보했다. 보건대학원 교수인 고광표 대표는 2014년 고바이오랩을 설립한 이후 쌍둥이임에도 마이크로바이옴의 차이로 인해 나타나는 변화에 주목했다. 선별한 미생물 균주를 활용해 건강기능식품을 먼저 출시한 뒤 신약 개발에 들어갈 계획이다.

'비피도'와 '천랩'은 연내 상장이 목표다. '고바이오랩'은 신약후보물질이 임상 2상 단계에 들어갈 2021년께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설립 이후 각각 100억원 이상의 자금 조달에 성공하는 등 바이오업계의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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