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협상대상자 통보, 한화생명 블라인드 펀드 자금 넣기로
예상가 3.3㎡당 2380만원, 총 1900억원 넘어설 듯
삼성생명, 6년 투자로 시세차익만 500억원
≪이 기사는 05월03일(09:0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화자산운용이 삼성생명이 보유한 서울 대치동 대치2빌딩(사진)을 인수한다. 한화생명의 부동산 블라인드 펀드(투자처를 찾기 전에 자금을 모으는 펀드)를 활용해 매입할 계획이다.
30일 부동산금융업계에 따르면 대치2빌딩 소유주인 삼성생명과 매각 주관사 세빌스코리아는 이 건물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자산운용을 선정했다.
대치2빌딩은 지하 6층 지상 19층 높이, 연면적 2만6388㎡ 규모의 소형 빌딩이다. 삼성생명이 2012년 옛 유니온스틸(동국제강으로 흡수합병)로부터 3.3㎡당 1800만원, 총 1450억원에 인수했다. 삼성생명은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건물을 매물로 내놨다. 삼성생명은 최근 2~3년새 서울 태평로 사옥 등 부동산을 매각하고 있다.
이 건물은 비교적 규모가 작음에도 부동산 자산운용사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최근 서울 강남으로 정보기술(IT) 대기업들과 공유오피스 업체가 모여들면서 가치가 올라갔다. 한화자산운용이 써낸 가격은 3.3㎡당 2380만원으로 총 1900억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가 순조롭게 마무리된다면 기존 투자자인 삼성생명은 약 500억원의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다.
한화자산운용이 모 회사인 한화생명이 주요 출자자(LP)로 참여한 부동산 블라인드 펀드를 활용하기로 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한화자산운용은 일부 지분(에쿼티) 인수를 위한 자금은 블라인드 펀드에서 대고, 나머지는 다른 기관투자가에게서 모을 계획이다.
블라인드 펀드가 없는 운용사들은 미리 기관투자가로부터 투자약정서(LOC)를 확보하거나, 인수자금을 증권사에게서 빌리는 형태로 부동산 입찰에 참여한다. 블라인드 펀드가 있는 운용사들은 의사결정 속도가 빠르고, 불필요한 금융 수수료가 들지 않는 장점이 있다. 부동산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서울 KDB생명타워를 인수하는 KB자산운용, 여의도 현대캐피탈 사옥을 인수하는 NH아문디자산운용 등이 그룹 계열사와 조성한 블라인드 펀드를 활용한 사례”라고 말했다.
일찌감치 매각 측이 우선협상자로 한화자산운용을 내정했음에도 최종 통보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됐다. 양측의 계약금 납입관련 조건 조율에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을 맡은 세빌스코리아 측이 20억원의 환불이 불가(non refundable)한 이행 증거금을 달라고 한화자산운용 측에 요구했다가 이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매수 측의 거래 이행을 확실시 하기 위해 영미권 부동산 거래에서 많이 쓰는 방식이지만 운용사가 자금 약정을 하는데 승인 절차가 긴 국내 실정에는 맞지 않다”며 “최근 운용사들이 블라인드 펀드 자금을 사용하겠다는 등 조건을 내걸고 우선협상대상자가 된 뒤 양해각서 체결 단계에서 말을 바꾸는 사례가 많아 이같은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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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가 3.3㎡당 2380만원, 총 1900억원 넘어설 듯
삼성생명, 6년 투자로 시세차익만 50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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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자산운용이 삼성생명이 보유한 서울 대치동 대치2빌딩(사진)을 인수한다. 한화생명의 부동산 블라인드 펀드(투자처를 찾기 전에 자금을 모으는 펀드)를 활용해 매입할 계획이다.
30일 부동산금융업계에 따르면 대치2빌딩 소유주인 삼성생명과 매각 주관사 세빌스코리아는 이 건물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자산운용을 선정했다.
대치2빌딩은 지하 6층 지상 19층 높이, 연면적 2만6388㎡ 규모의 소형 빌딩이다. 삼성생명이 2012년 옛 유니온스틸(동국제강으로 흡수합병)로부터 3.3㎡당 1800만원, 총 1450억원에 인수했다. 삼성생명은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건물을 매물로 내놨다. 삼성생명은 최근 2~3년새 서울 태평로 사옥 등 부동산을 매각하고 있다.
이 건물은 비교적 규모가 작음에도 부동산 자산운용사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최근 서울 강남으로 정보기술(IT) 대기업들과 공유오피스 업체가 모여들면서 가치가 올라갔다. 한화자산운용이 써낸 가격은 3.3㎡당 2380만원으로 총 1900억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가 순조롭게 마무리된다면 기존 투자자인 삼성생명은 약 500억원의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다.
한화자산운용이 모 회사인 한화생명이 주요 출자자(LP)로 참여한 부동산 블라인드 펀드를 활용하기로 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한화자산운용은 일부 지분(에쿼티) 인수를 위한 자금은 블라인드 펀드에서 대고, 나머지는 다른 기관투자가에게서 모을 계획이다.
블라인드 펀드가 없는 운용사들은 미리 기관투자가로부터 투자약정서(LOC)를 확보하거나, 인수자금을 증권사에게서 빌리는 형태로 부동산 입찰에 참여한다. 블라인드 펀드가 있는 운용사들은 의사결정 속도가 빠르고, 불필요한 금융 수수료가 들지 않는 장점이 있다. 부동산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서울 KDB생명타워를 인수하는 KB자산운용, 여의도 현대캐피탈 사옥을 인수하는 NH아문디자산운용 등이 그룹 계열사와 조성한 블라인드 펀드를 활용한 사례”라고 말했다.
일찌감치 매각 측이 우선협상자로 한화자산운용을 내정했음에도 최종 통보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됐다. 양측의 계약금 납입관련 조건 조율에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을 맡은 세빌스코리아 측이 20억원의 환불이 불가(non refundable)한 이행 증거금을 달라고 한화자산운용 측에 요구했다가 이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매수 측의 거래 이행을 확실시 하기 위해 영미권 부동산 거래에서 많이 쓰는 방식이지만 운용사가 자금 약정을 하는데 승인 절차가 긴 국내 실정에는 맞지 않다”며 “최근 운용사들이 블라인드 펀드 자금을 사용하겠다는 등 조건을 내걸고 우선협상대상자가 된 뒤 양해각서 체결 단계에서 말을 바꾸는 사례가 많아 이같은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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