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가 '절친 회사' 지분 팔아 250억원 현금화한 까닭은

입력 2018-05-03 17:31  

공시 뜯어보기

김영달 대표와 KAIST 동기
"유통물량 확대·지분 분산 돕기"



[ 임근호 기자 ] 김정주 넥슨 창업자가 대표로 있는 넥슨 지주회사 엔엑스씨(NXC)가 코스닥시장 상장사 아이디스홀딩스 주식을 팔아 250억원가량을 현금화했다. 김영달 아이디스홀딩스 대표와 ‘절친’으로 알려진 김 대표가 8년 만에 대규모로 지분을 처분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게임회사 넥슨의 지주사이자 투자회사인 NXC는 지난달 25일 아이디스홀딩스 주식 166만6733주(지분율 16.11%)를 시간외매매로 팔았다고 지난 2일 공시했다. 처분 단가는 25일 종가(1만5800원)보다 약 5% 낮은 1만5000원이다. 이로써 아이디스홀딩스 2대 주주였던 NXC의 지분율은 24.82%에서 8.71%로 뚝 떨어졌다.

NXC는 2010년 4월 아이디스홀딩스 지분 6.95%를 장내매수하면서 처음 이 회사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꾸준히 주식을 매입해 2013년에는 지분율이 24.82%로 늘었다.

최대 주주인 김영달 대표(지분율 31.23%)와는 6.41%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NXC가 아이디스홀딩스를 인수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으나 그때마다 김영달 대표는 “김정주 대표와는 절친한 사이”라며 “NXC는 단순 투자자”라고 선을 그었다.

두 사람은 1968년생 동갑내기로 KAIST 대학원 전산학과 동기다. 가족끼리 같이 여행을 다닐 정도로 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달 대표는 1997년 세계 최초로 비디오테이프 대신 하드디스크에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녹화하는 디지털영상장치(DVR)를 개발해 제조업에 뛰어들었고, 김정주 대표는 1994년 넥슨을 창업해 게임산업에 진출했다.

아이디스홀딩스는 이번 NXC의 지분 처분은 양사 협의로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김영달 대표와 NXC, 기관투자가 등의 지분을 합하면 전체 주식수의 90%에 육박한다”며 “시장에서 거래량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어 우리가 먼저 NXC에 지분 매각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NXC 지분은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들이 나눠서 사 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감사 선임 시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룰’이 올해부터 적용돼 지분 구조를 분산할 필요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이디스홀딩스의 조한기 감사는 내년 3월25일 임기가 만료된다. 기존 지분 구조로는 정족수(발행주식의 25% 이상)를 맞출 수 없어 새 감사를 뽑을 수 없었다. 회사 관계자는 “거래량을 늘리고 지분 구조를 분산하기 위해 추가적인 조치에 나설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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