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로 돌아온 삼성전자, 거래량 160배 폭발

입력 2018-05-04 17:27   수정 2018-05-05 07:01

기관 매도와 글로벌 IT株 조정 여파로 주가는 2% 하락

거래정지 기간 반영 안된
프로그램 매매·ETF 정산도 영향
기관 4년7개월 만에 최대 순매도

코스피 약세에도 남북경협주 강세
선창산업 등 조림관련株 상한가



[ 강영연 기자 ] ‘국민주’가 될 것이란 기대 속에 돌아온 삼성전자가 부진한 출발을 보였다. 액면분할을 앞둔 거래정지 기간 중 글로벌 정보기술(IT)주가 하락한 영향으로 조정받았다. 대장주인 삼성전자 부진에 바이오주 약세가 이어지면서 코스피지수는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남북경협주와 중국 관련 종목이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지수 반등을 끌어내진 못했다.


◆삼성전자, 2%대 하락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100원(2.08%) 하락한 5만1900원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가 순매도하며 하락폭을 키웠다. 특히 기관은 이날 하루에만 5915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삼성전자가 거래정지된 3거래일간 국내외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하락한 것이 뒤늦게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거래정지 기간에 SK하이닉스(- 4.82%), 마이크론테크놀로지(-1.89%) 등 글로벌 반도체 관련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삼성전자의 글로벌주식예탁증서(GDR) 가격도 떨어졌다. 이중호 KB증권 텔타원 파생팀장은 “3일(현지시간) GDR 가격이 0.99% 하락하는 등 거래정지 기간 동안 2% 넘게 떨어졌다”며 “키 맞추기를 위한 조정”이라고 분석했다.

거래정지 기간에 하지 못한 차익거래 등 프로그램 매매와 상장지수펀드(ETF) 거래 정산이 이뤄지고, 액면분할을 앞두고 시세 차익을 노린 기관들의 매도 물량이 몰린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정성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이사는 “액면분할 기대로 상승하는 주가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전자를 사들였던 기관들이 차익 매물을 쏟아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하락세는 단기간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 거래량은 3956만5391주다. 지난달 하루 평균 거래량(24만9715주)보다 160배 가까이 늘었다. 기관이 파는 동안 개인투자자는 655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전경대 맥쿼리투자신탁운용 상무는 “액면분할로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개인들이 부담 없이 매매하고 있다”며 “기관 매도 물량이 소화되고 나면 개인 수급 증가와 실적 강세로 가격이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북경협·중국 관련주는 상승

대장주 약세에 코스피지수는 이날 25.87포인트(1.04%) 하락한 2461.38에 장을 마쳤다.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2470선을 내줬다. 기관투자가와 외국인투자자가 각각 7255억원, 226억원어치 이상 순매도했다. 기관의 순매도는 2013년 9월12일(1조313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와 함께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바이오업종이 코스피지수 하락세를 주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만500원(7.82%) 하락한 35만9500원에 장을 마쳤다. 금융감독원이 회계처리 절차 위반 결론을 발표한 뒤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시가총액 순위도 10위로 5계단 내려왔다. 이 여파로 유가증권시장의 셀트리온(-4.58%)과 코스닥시장의 셀트리온헬스케어(-4.95%), 신라젠(-8.39%) 등 대부분 바이오 종목이 떨어졌다.

선창산업(29.97%) 한솔홈데코(29.82%) 이건산업(29.56%) 등 조림사업 관련 남북경협주가 일제히 상한가를 찍었고, 아모레퍼시픽(3.09%), 롯데쇼핑(0.62%) 등 중국 관련 소비주도 상승했지만 지수를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정 이사는 “남북한 경제협력의 첫 번째 사업으로 산림사업이 거론되면서 목재업종이 강세를 보였다”며 “구체적인 정책이 나오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장기 계획인 만큼 실현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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