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株 열풍 뜨거워지니… 주가 뛰자 지분 파는 대주주들

입력 2018-05-06 18:03  

좋은사람들 대주주 일가
보유지분 16.6% 지난달 처분

신원·제룡전기·대동스틸 등
대주주·임원들도 '팔자' 행진

"주가 악재 우려…투자 유의를"



[ 노유정 기자 ] 최근 주가가 급등한 남북경협주 중에서 회장 등 임원과 최대주주가 주식을 대거 처분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기업의 실제 가치가 아니라 단순한 기대로만 가격이 오른 일부 경협주는 회사 사정을 잘 아는 내부자의 매도가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인 좋은사람들은 지난달 25일 최대주주인 염덕희 씨 외 4인이 컨텐츠제이케이 외 3인에게 보유주식 16.64%(주당 5235원)를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염씨가 지분 11.98% 중 8.67%를 넘겼고, 염씨의 남편인 펀드매니저 출신 선경래 씨가 대표를 맡은 지앤지인베스트도 보유주식 전량(7.98%)을 처분했다. 좋은사람들은 올 들어 이날까지 개인이 235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주가가 3.5배로 올랐지만 25일과 26일 이틀간 12.5% 떨어졌다.

좋은사람들만의 일은 아니다. 신원은 최대주주인 티앤엠커뮤니케이션즈의 주식 공동보유자인 케이머스지가 지난달 하순 224만여 주를 장내매도했다. 티앤엠커뮤니케이션즈 최대주주는 박성철 신원 회장이다. 대북 송전주인 제룡전기는 지난달 박종태 대표가 20만 주를 처분한 이후 박인원 명예회장 등 임원들의 ‘팔자’ 행렬이 이어졌다.

가스관 관련주인 대동스틸과 삼현철강도 각각 회사 임원과 사외이사가 보유주식을 일부 처분했고, 이달 4일에는 현대건설과 현대로템 임원이 보유주식 일부를 팔았다. 올 들어 거래 체결일까지 신원과 대동스틸은 각각 54.01%, 84.81% 올랐다. 현대건설은 81.54%, 현대로템은 69.6% 상승했다.

임원의 매도가 주가 하락의 주원인이 되기도 했다. 남북한 정상회담이 열린 지난달 27일 남북경협주 상당수는 상승 마감했지만 남광토건은 3.70% 떨어졌다. 이틀 전인 25일 조기붕 부사장이 보유주식 10만 주 전량을 처분한 데 이어 전날인 26일 봉명철 회장이 17만 주를 장내매도했다는 공시가 나오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회사 측은 이들의 매도에 대해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전경대 맥쿼리투자신탁운용 상무는 “회사 사정을 아는 내부자는 최근 주가가 회사 가치에 비해 과도하다고 판단해 주식을 처분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실제 고점에서 판 게 아니어도 투자자들은 대주주의 판단을 신뢰하는 경향이 있어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유엔 경제제재도 풀리지 않은 만큼 어떤 종목이 수혜주가 될지 ‘옥석 가리기’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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