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 드라마채널 드라맥스
일본 인기드라마 리메이크
16부작 '리치맨' 9일 첫 방송
경쟁 채널과 차별화 위해
편당 50억 들여 직접 제작
VOD·넷플릭스 등 수요 늘어
"드라마 재방송보다 효율적"
[ 유재혁 기자 ]
종합미디어기업 IHQ가 올해부터 매년 드라마 6~8편을 직접 제작, 자사 드라마 채널인 드라맥스를 통해 방송하기로 했다. 미디어업계의 경쟁이 가열되면서 오리지널 지식재산권(IP) 확보가 절실해지고 있어서다.
IHQ는 9일부터 수·목요일 오후 11시 드라맥스 채널을 통해 첫 자체 제작 드라마 ‘리치맨’(16부작)을 방영한다. 리치맨은 안면인식장애를 지닌 ‘안하무인형 천재 사업가’ 유찬(김준면 분)과 기억력이 뛰어난 ‘무한긍정 취업준비생’ 보라(하연수 분)의 힐링 로맨스를 담았다. 일본 후지TV에서 주문형비디오(VOD) 다운로드 최다 기록을 보유한 드라마 ‘리치맨, 푸어우먼’을 리메이크했다. 황조윤 작가가 집필했고 엑소의 수호(김준면)와 하연수가 주연을 맡았다.
지난 3일 서울 용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하연수는 김준면과의 로맨스 연기가 어떠냐는 질문에 “동갑은 아니지만 동갑 같은 느낌으로 지낸다”며 “서로 많이 소통해 연기가 편해졌다”고 말했다. 리치맨은 미국, 일본 등지 해외 방영권 계약이 완료됐고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에도 방영권 판매 계약을 협의 중이다.
드라맥스는 지상파 드라마를 구매해 재방송하는 채널이다. 그중에서도 본방송 직후부터 방송할 수 있는 ‘1순위 재방송 채널’이다. 2016년까지만 해도 드라마 재방송 1순위 채널은 KBS 등 지상파 3사의 자회사 케이블 3개와 드라마큐브(티캐스트), 드라맥스 등 5개였다.
이 시장에 ‘2순위 재방송 채널’(본방송 3일 뒤부터 재방송)이던 스카이드라마(KT 스카이라이프)와 드라마H(현대미디어)가 작년부터 뛰어들었다. 시청자들이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드라마를 예전보다 빨리 접하면서 이들 두 채널은 시청률 하락과 광고 감소를 겪었고, 비용을 더 들이더라도 1순위 재방송을 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1순위 드라마 재방송 채널은 모두 7개로 늘어났다. 이들 채널 간 드라마 판권 구매 경쟁이 가열되면서 드라마 구입 가격이 뛰었다. 반면 시청률은 하락하고 광고수익도 줄었다. 드라마 제작에 편당 50억원 이상 들어가는데도 불구하고 IHQ가 드라마 자체 제작에 나선 까닭이다. IHQ 고위 관계자는 “구매보다 자체 제작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며 “채널이 다양화되면서 IP 확보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자체 제작 드라마로 다시 시청률을 높이고 광고수익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방송업계에선 티빙, 옥수수, 넷플릭스 등 IPTV와 동영상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드라마 판매처가 늘고 VOD 시장도 커지고 있다. IHQ는 방영 횟수나 방영 채널 전략을 잘 구사한다면 제작비 회수가 한결 쉬워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리치맨은 종편 MBN에서도 드라맥스와 같은 시간에 방송하도록 했다. 초기판매 금액을 확보할 수 있는 데다 시청자들이 더 쉽게 드라마에 접근할 수 있어서다.
IHQ는 드라마 제작을 통해 채널과 매니지먼트, 음악 등 내부 사업군 간 시너지가 극대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드라마에 자사 배우를 기용하고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도 자체 제작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 회사는 김우빈 등 배우 군단을 거느리고 있으며 음악기획사 큐브엔터테인먼트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고는 난관을 돌파할 수 없는 경쟁환경”이라며 “차별화 전략을 펼쳐 재방송 경쟁사들을 따돌린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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