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9구역서 '개발이익 3000만원 선지급' 제안 첫 등장

입력 2018-05-07 17:24  

롯데 "개발이익 미리 줄 것"
과도한 혜택 논란도



[ 선한결 기자 ] “조합원 이익 보증금 3000만원 선지급.” “조합원 분양가, 일반분양가의 50% 이하로 책정.”

서울 흑석뉴타운 9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놓고 격돌한 GS건설과 롯데건설이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워 작년 하반기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잠원동 한신4지구, 신천동 미성·크로바 등에서 벌어졌던 과열 경쟁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흑석9구역재개발조합이 지난달 30일 마감한 시공자 입찰에 GS건설과 롯데건설 두 곳이 참여했다. 두 건설사 모두 입찰제안서상 조건에 공을 들였다. 정부가 과도한 수주 경쟁을 단속하고 있어 ‘OS요원’ 등을 통한 개별 조합원 상대 홍보보다는 설계·분양가 등 조건 대결에 무게가 더 실렸다는 분석이다.

GS건설은 흑석9구역에 ‘센트로얄자이’라는 단지명과 함께 조합원 분양가를 일반분양가의 50% 이하로 책정하겠다고 제안했다. 미분양이 발생하면 일반분양가로 100% 인수한다는 조건도 내놨다. 조합 계획안보다 늘어나는 가구(83가구)의 추가 시공비도 받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이 경우 조합원 1가구당 1억원 정도의 추가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했다.

롯데건설은 ‘시그니처 캐슬’이란 단지명을 내놨다. 또 조합원 1가구당 이익 보증금 3000만원을 선지급하기로 약속했다. 자체 보증을 통해 조합원 1가구당 이주비를 1억5000여만원 늘려주기로 했다. 무상 특화설계를 대거 적용하고 전담 태스크포스(TF) 운영 등을 통해 사업 기간을 줄여 조합이 총 2104억원 규모의 이익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제안했다.

흑석9구역은 흑석뉴타운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 조합원이 750여 명인 구역을 21개 동 1500~1600가구 규모 새 단지로 재개발한다. 일반분양분이 많아 사업 이익률이 높을 전망이다. 평지여서 다른 구역보다 공사비가 상대적으로 덜 들고 서울지하철 9호선 흑석역과 가깝다는 장점도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조합원에게 이익을 몰아주기 위해 나오는 분양 관련 특혜나 지원금이 과도하면 향후 법적 문제로 번질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공자는 오는 27일 열리는 흑석9구역 조합원 총회에서 결정된다. 두 건설사는 지난해 말 서울 신천동과 잠원동에서 벌어진 두 차례 경쟁에서 각각 1승1패를 기록했다. GS건설은 ‘한신4지구’, 롯데건설은 ‘미성·크로바’ 아파트를 수주했다. 흑석뉴타운 안에서도 동률이다. 흑석8구역은 롯데건설이, 흑석3구역은 GS건설이 시공자로 선정됐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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