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치료제 특허 등록
[ 임유 기자 ] 배아줄기세포는 ‘만능세포’로 불린다. 수정한 지 2주가 안 된 배아에서 추출한 이 세포는 인체의 모든 장기로 분화할 수 있다. 손상된 조직에 배아줄기세포를 투여해 조직을 회복시키는 것이 배아줄기세포 치료제다.
2005년 설립된 세포 치료제 전문기업 에스바이오메딕스는 김동욱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팀과 함께 배아줄기세포 기반 척수손상·파킨슨병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강동호 대표(사진)는 “배아줄기세포로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회사는 세계에 10곳 남짓”이라며 “한국에서 연구한 기술로 처음 내놓는 배아줄기세포 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국내에서는 에스바이오메딕스를 포함해 제일약품, 차바이오텍 등이 배아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2016년 기준 세포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54조원이며 2025년 400조원 이상으로 커질 전망이다. 이 중 배아줄기세포 기반 치료제는 약 13%를 차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난 4월 에스바이오메딕스는 유럽에서 배아줄기세포로 치료제를 만드는 기술에 관한 특허를 등록했다. 이 기술은 줄기세포를 배양할 때 두 가지 저분자화합물을 사용해 줄기세포가 신경세포로 분화하지 않고 다른 세포로 변하는 것을 차단한다. 강 대표는 “배아줄기세포는 일반적으로 기증자나 채취 시기에 따라 분화하는 방향 또는 조건이 각기 다르다”면서도 “모든 세포주(동일한 조직에서 유래한 세포 집단)에서 최소한의 시간과 비용으로 신경세포를 유도할 수 있어 획기적”이라고 했다.
이 회사는 배아줄기세포가 신경세포로 분화했을 때 섞여 있는 미분화 세포를 제거하고 정상적인 신경세포만 이식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했다. 미분화 세포를 이식하면 자칫 종양이 생길 위험이 있다. 그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임상시험 승인이 나면 올해 임상시험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에스바이오메딕스는 세포 치료제 개발의 허브 역할을 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2007년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완공해 10년간 운영하면서 균질한 바이오의약품 생산 노하우를 쌓은 덕분에 국내 기업의 세포 치료제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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