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창업가 찾았다가 쓴소리 들은 김동연 부총리

"이런 자리 안 갖는 게 도와주는 것"


[ 김일규 기자 ]
문재인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혁신성장 관련 현장을 찾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청년 창업가들로부터 쓴소리를 들었다.

김 부총리는 8일 서울 역삼동 팁스(TIPS: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타운을 방문해 청년 창업가 등 20여 명과 간담회를 했다. 그동안 정부의 정책 노력을 알리고 창업가들의 애로사항을 듣기 위해서다. 김 부총리는 “올해 1분기 창업기업 수나 벤처 투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한 뒤 “혁신 성장이 우리 경제가 나아갈 길이고 우리 경제가 지속할 수 있게 성장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청년 창업가들은 정부의 노력을 일부 평가하면서도 미흡한 측면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삼성전자에서 분사한 1호 벤처기업 ‘이놈들연구소’의 최현철 대표는 경기 성남시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 대해 “버스가 20분, 30분에 한 대씩 다녀 곤혹스럽다”며 “주차 공간 할당도 턱없이 부족해 입주 6개월 만에 직원 수가 오히려 줄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출퇴근 시간도 복지”라며 “스마트공장을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프라가 구축돼야 좋은 인재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으로 집중되고 일자리 창출도 가속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변우석 벤처러스 대표는 팁스 운영 때 민간에 더 많은 자율성을 달라고 건의했다. 그는 “빨리 바뀌는 현장에서는 전문 기업이 가장 앞선 정보를 가지고 있다”며 “팁스 운영사가 팁스 창업팀을 선정하도록 더 많은 권한을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벤처캐피털사 소프트뱅크벤처스의 문규학 대표는 “벤처 생태가 선진화하려면 이런 자리가 없어야 한다. ‘뭘 도와줄까’ 이런 식의 질문이 없는 생태계가 건강하다”며 “생태계는 자생과 같은 말인 셈인데 지금은 자생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생적 혁신창업이 여전히 어려운 상황임을 꼬집은 것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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