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디어클래식서 우승
코브라 '더 킹 F7' 출시
DX골프도 8번 아이언이
5, 6, 7과 같은 제품 선봬
[ 조희찬 기자 ]
‘5번 아이언이 웨지처럼 짧다면….’
재미삼아 한 번쯤 했을 법한 이 같은 생각을 실제로 실행에 옮긴 선수가 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괴짜’로 통하는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물리학도다. 다양한 시도를 좋아해 모든 아이언을 7번 아이언 길이로 맞춰 사용한다. 이른바 ‘싱글렝스(single length)’ 아이언이다. 디섐보는 이 아이언을 들고 지난해 7월 존디어클래식에서 우승하며 상상을 현실로 만들었다.
이 같은 엉뚱한 상상은 디섐보가 처음이 아니다. ‘골프의 성인’ 보비 존스가 먼저 고안했다. 그는 1930년대 한 골프 용품사를 위해 길이가 모두 같은 아이언을 디자인했다. 1980년에는 토미 아머가 길이가 같은 아이언을 시장에 내놓기도 했다. 당시에는 소비자에게 외면받았다.
싱글렝스 아이언의 가장 뚜렷한 장점은 하나의 스윙으로 모두 같은 클럽을 다룰 수 있다는 것이다. 일관성을 유지하기 힘든 아마추어 골퍼라도 자신에게 가장 편한 스윙을 매 샷 구현할 수 있다. 또 짧은 아이언은 거리가 더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반면 롱 아이언은 거리가 줄어들 수 있고 번호별로 거리 차가 불분명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싱글렝스 클럽을 체험해볼 기회가 다시 생겼다. 디섐보처럼 도전 정신이 있는 골퍼에겐 솔깃할 소식이다. 디섐보의 활약이 조명되자 코브라는 2년 전 4번부터 피칭웨지까지 아이언 길이를 모두 7번 길이(37.25인치)에 맞춘 ‘더 킹 F7’을 출시했다.
미국 골프용품 전문매체인 더블유알엑스닷컴에 따르면 이 제품은 ‘메이저 골프 브랜드’가 싱글렝스 클럽을 상용화하는 첫 번째 사례다. 최근엔 도깨비드라이버로 잘 알려진 DX-GOLF가 8번 아이언의 길이로 5, 6, 7번 아이언을 제작한 DX109·DX111을 선보였다. 비거리는 번호별로 10야드씩 차이가 나도록 특수 제작했다. DX-GOLF의 대표 기술 중 하나인 팔각그립은 작은 힘으로 잡아도 손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제작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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