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취임 1년 축하합니다" 딸기 케이크 등장
취임 후 처음 일본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로부터 깜짝 선물을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오찬에서 취임 1주년 기념 딸기 케이크를 선물 받았다.
딸기 케이크에는 한글로 '문재인 대통령 취임 1주년을 축하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날 이 딸기 케이크는 식사 말미에 예고 없이 등장해 문 대통령을 비롯해 한국 외교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예상치 못한 케이크의 등장에 참석자들은 탄성과 함께 박수를 보냈고, 문 대통령 역시 환하게 웃으면서 아베 총리와 악수하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백운규 산업부 장관 등 일부 오찬 참석자들은 이 광경을 담기 위해 인증샷을 찍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의 셔틀외교가 본격 가동됐다며 적절한 시기에 일본을 다시 방문할 것이라며 아베 총리도 한국을 다시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베 총리도 취임 1주년이 되는 날에 방한해 준 문 대통령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의사소통이 잘 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한편 네티즌들은 한일정상회담 분위기를 훈훈하게 해 준 이 딸기 케이크에 다른 속내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한글 메시지 카드와 더불어 심플한 디자인이 눈길을 끌면서 '케이크 비주얼이 다소 외외다'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는 것.
다른 장식 없이 딸기만으로 데코레이션 된 케이크가 지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일본 여자컬링 대표팀 선수들이 한국 딸기 맛을 칭송한 것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여자컬링대표팀과 접전을 벌인 일본 대표팀은 휴식 시간에 딸기를 먹는 사진으로 유명세를 탔다. 선수 중 후지사와가 맛있게 먹는 모습이 포착된 것.
NHK에서 찍은 '(일본) 컬링팀 간식 시간'이라는 편집 영상은 수십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일본 동메달 획득 후 기자회견에서 스즈키 유미 선수는 "한국 딸기가 놀랄 정도로 맛있었다"고 언급했다. 이 발언 이후 사이토 일본 농림수산 대신은 "일본 농림수산 대신으로서는 일본 컬링팀에서 일본의 맛있는 딸기를 먹게 하고 싶다"고 이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각료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한국에서 생산되고 있는 딸기는 일본 유출 품종을 기반으로 한다"말했고 일본 전국 농업 협동 조합 연합회(JA)는 팀 후지사와에게 "이왕이면 선수들이 일본 딸기를 먹어줬으면 좋겠다"면서 딸기 180상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한국 농가 측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재배되고 있는 딸기 품종 90%는 설향이라는 품종이라고 설명했다. 설향은 1998년부터 교배를 시작해, 품종 개량을 통해 만들어진 우리나라 고유 품종이다.
현재 한국산 딸기 품종의 대다수가 일본산 딸기와의 이종 교배 결과물이 됐다는 게 일본 농림수산성의 주장이다.
하지만 '딸기 수출' 경쟁국인 한국과 일본의 대결에서는 한국이 앞서고 있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자국 딸기 수출이 사실상 한국으로 인해 매년 40억 엔(411억 원)의 손해를 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에게 선물한 딸기 케이크에 다른 장식 없이 딸기만으로 장식된 것도 이를 의식한 고도의 심리전이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네티즌들은 한일정상회담에 오른 딸기 케이크에 대해 "대통령들 오찬에 들어오는 케익치고는 굉장히 단촐하다 (jeon****)", "평창에서 일본 선수가 한국딸기 맛있다고 했다고 난리를 치더니 이젠 은근슬쩍 딸기 홍보하는 것인가 (bill****)", "일본에서 동네동네 마다 맛있다고 소문난 케?전문점 케이크도 저런 비주얼이. 근데 맛은 끝내줌 (qkzp****)", "일부러 일장기 연상하게 만든거 아니면 케이크 퀄리티가 저게 뭐냐. 동네 빵집에서 만들어도 저것보다는 낫겠다 (bbeg****)", "케이크 퀄리티 뭐지. 저거 실화인가? 기분이 나쁜데? (inee****)", "일본 컬링선수들이 한국딸기 맛있다고 하니까 일본열도 열폭 했던거 기억난다. 그냥 딸기케이크가 아니다. 문 대통령이 맛있게 먹는 일본딸기라 하겠지 (blin****)", "일어가 아닌 한국말로 1주년 기념케익을 선물했다는게 중요하지. 성의를 표시한 것이니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다 (naya****)"는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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