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한에 억류·납치된 대한민국 국민들은 그냥 둘건가

입력 2018-05-10 17:37  

지난 8일 방북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에 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3명을 데리고 어제 귀국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 부부가 새벽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나가 이들을 맞았다. 미국이 자국민 보호를 얼마나 중시하는지 보여준 장면이다.

미국인 3명이 풀려난 것은 환영할 일이다. 안타까운 것은 북한에 억류된 우리 국민 6명에 대해선 아무런 소식이 없다는 점이다. 북한은 한국인 선교사 3명에게 간첩죄 등 혐의를 씌워 4~5년씩 가둬놓고 있다. 탈북해 한국 국적을 얻은 3명도 억류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억류 경위조차 설명하지 않고 있다. 인류 보편적 규범인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중대 범죄행위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의 대응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4·27 정상회담에서 한국인 억류자의 송환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뿐이다. 북한으로부터 실효적인 조치를 이끌어내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은 보이지 않는다. 남북한 정상회담 합의문엔 이와 관련한 어떤 문구도 담기지 않았다.

이들 6명 외에도 북한엔 어선과 1969년 KAL기 납치 등으로 우리 국민 600여 명이 억류돼 있다. 이들 가족은 남북한 정상회담 때마다 우리 정부가 송환에 나서줄 것을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자국민 송환을 위해 대통령이 직접 북한 인권 문제를 건드리는 등 압박책을 구사한 미국뿐만 아니라 피랍자 문제 해결을 최우선 대북한 정책으로 내세우는 일본 정부의 움직임과도 대비된다.

국민의 생명을 끝까지 보호하는 것은 정부의 기본 책무다. 북한에 억류·납치된 대한민국 국민을 더 이상 그냥 놔둬선 안 된다. 북한에 요구할 것은 당연하게 요구하고 결과를 이끌어내는 정부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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