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이동에 집중하기보다
정확히 때리면 비거리 확 늘어
[ 이관우 기자 ] ‘골프 머신(machine).’ 한 해 수십만 번의 연습 스윙으로 골프 기술을 체득한 프로를 종종 일컫는 말입니다. 그 정점에는 아마추어 선수와 프로 시험, 시드전 등 산전수전을 다 겪고 대회 출전 자격을 손에 쥔 투어 프로가 있습니다. ‘비기(秘技)의 보고(寶庫)’라 해도 과하지 않은 골프 달인들의 실전 골프팁 시리즈 ‘투어 프로의 리얼 레슨’을 시작합니다.
김홍택(25)은 ‘하이브리드 골퍼’로 불린다. 서로 다른 영역으로 여겨져온 스크린골프와 필드골프 정규투어에서 모두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린 최초이자 유일한 골퍼다. 스크린 프로골프투어인 골프존 G투어 6승,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1승(카이도부산오픈)을 거뒀다. 지난해 그는 G투어 상금왕과 대상을 차지했다.
그를 ‘스크린 황제’로 부르며 좋아하는 팬들이 ‘외계인급’으로 평가하는 게 엄청난 비거리다. 평균 290야드, 최대 400야드까지 공을 때린다. 이 장타의 기원은 그의 스윙 코치인 아버지(김성근 포천힐스 골프아카데미 원장)다. 김홍택은 야구 선수 출신인 아버지로부터 야구 원리를 접목한 스윙 기술을 배웠다.
공을 치는 준비자세부터 독특하다. 어드레스가 임팩트 때 자세와 비슷하다. 체중 대부분을 왼쪽 다리에 싣고 그립을 잡은 손뭉치를 타깃 쪽으로 좀 더 내미는 형태다. 왼팔이 클럽 샤프트와 거의 일(一)자처럼 된다. 왼발도 피니시 때처럼 타깃 쪽으로 확실히 열어둔다. 그는 “왼다리에 체중 60~70%를 미리 쌓아둔다”고 말했다. 이 자세에서 백스윙을 한 뒤 어드레스 자세로 돌아오면 스윙이 끝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체중이동이다. 그는 “체중이동을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백스윙 때 오른쪽으로 몸의 무게중심을 의식적으로 이동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홍택은 “백스윙에서부터 다운스윙, 임팩트까지 좌우로 왔다 갔다 하면 결국 임팩트 때 공을 정확히 때리기 힘들어진다. 동작은 작아도 정확히 때리면 비거리는 충분히 난다”고 강조했다.
체중이동 대신 제자리 몸통 회전을 빠르게 해 클럽 헤드의 속도를 뽑아낸다. 클럽을 들어올리지 않고 낮게 백스윙하는 게 요령이다. 그는 “강하게 스윙하면 상하체가 서로 저절로 협력하면서 움직이는 걸 느낄 수 있다”며 “클럽을 120%의 힘으로 휘두른다고 생각하면서 연습해보라”고 조언했다. <계속>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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