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챔피언십 1R
1오버파 적어내 중위권 출발
지난해 깜짝 결혼 후 딸 출산
"기차에 치인 듯한 고통 끝에
내 인생 가장 큰 선물 얻어"
아이 돌보며 운동도 열심히
예전보다 되레 근육량 늘어
[ 조희찬 기자 ]
“기차에 치인 듯한 고통이었는데…. 복덩이라서 힘들게 낳았나 봐요.”
양수진(27·메디힐)은 일찍 두각을 나타낸 선수다.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은퇴하는 선수가 수두룩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데뷔 2년차에 2승을 거뒀다. 이후 3년간 1승씩을 추가해 단숨에 5승을 쌓았다. 매력 넘치는 외모에 톡톡 튀는 성격까지 더해져 큰 인기를 얻었다.
11일부터 사흘간 경기 용인의 수원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KLPGA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참가한 양수진은 몰라보게 차분해진 모습이었다. 트레이드마크인 ‘말괄량이’ 표정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아이를 낳고 대회장에 오니 모든 게 다르게 느껴진다”며 “후배들도 어색하다고 한다”며 멋쩍게 웃었다.
양수진은 “볼 때는 몰랐는데 육아하며 연습까지 하려니 힘이 많이 든다”며 “육아와 투어를 병행하며 우승까지 한 선배들을 보면 새삼 ‘엄마의 위대함’을 깨닫는다”고 말했다.
양수진은 지난해 전 프로축구선수 이윤의 씨(31)와 깜짝 결혼 발표를 했다. 얼마 가지 않아 임신 사실을 알렸다. 작년 9월 딸 서은이를 낳았고 올 시즌 투어에 복귀했다. 서은이 태명은 ‘복덩이’였다. 이름대로 양수진의 가족에 복을 가져다주고 있다.
“서은이를 낳을 때 그 진통은 다시 생각하기도 싫어요. 정말 너무 아팠죠. 출산 후 예전 몸을 되찾기 위해 운동을 했는데 출산 전보다 근육 양이 훨씬 늘었습니다. 몸무게는 3㎏ 불어났지만 모두 근육이고 덕분에 비거리도 전성기 때 기록한 270야드로 다시 늘어났죠.”
양수진은 서은이 ‘때문에’ 아팠는데, 서은이 ‘덕분에’ 골프와 관련한 모든 면에서는 좋아졌다고 했다.
딸이 양수진에게 가져다 준 가장 큰 선물은 ‘동기 부여’다. 서은이는 너무 일찍 성공을 맛본 양수진에게 ‘제2의 골프 인생’을 설계하도록 만들었다.
양수진은 “결혼하고 아이를 낳기 전까진 머릿속에 골프 말고 디자이너 등 다른 분야에서도 성공하고 싶은 꿈이 있었다. 그래서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서은이를 낳고 새로운 마음으로 골프클럽을 잡았다”고 했다. 서은이에게 좋은 옷을 입혀주고 싶고 맛있는 것을 먹여주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는 “딸이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인지할 때까지 뛰는 게 새로운 목표”라며 “샷 감각도 돌아오고 있고 곧 좋은 성적으로 다시 인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양수진은 이날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1개와 보기 2개로 1오버파 73타를 적어내 중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KLPGA투어 전관왕에 오른 이정은(22·대방건설)은 9개홀을 마친 후 오른팔 통증을 호소하며 기권했다. 그는 지난주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메이저대회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파스컵 최종 라운드에서부터 통증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인주연(21·동부건설)은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단독 선두에 올랐다.
용인=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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