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前 냉각탑처럼… 北 "핵실험장 폭파"

"23~25일 풍계리 공개 폐쇄"
전문가 초청 안해 진정성 논란


[ 정인설 기자 ] 북한이 한·미 정상회담 직후인 오는 23~25일 풍계리 핵실험장을 공개적으로 폐쇄하는 행사를 열기로 했다. 외부 초청 대상에서 전문가는 빼고 취재진도 한·미·중·러·영 등 5개국 기자로 한정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12일 “북부(풍계리) 핵시험장을 폐기하는 의식은 23일부터 25일 사이에 일기 조건을 고려하면서 진행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다”며 “핵시험장의 모든 갱도를 폭발로 붕락시키고 입구를 완전히 폐쇄한다”고 밝혔다. 또 “지상에 있는 모든 관측 설비와 연구소, 구조물을 철거하고 경비 인원과 연구사들도 철수시켜 핵시험장 주변을 완전 폐쇄하게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북한은 미국을 의식해 핵실험장 폐쇄 시기를 22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 이후로 잡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한 외무성은 “핵시험장이 협소한 점을 고려해 국제기자단을 중국 러시아 미국 영국 남조선에서 오는 기자로 한정한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7일 남북한 정상회담에서는 “한·미 전문가와 언론인을 북으로 초청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3일 “남북 정상회담 때의 약속 이행을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환영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1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북한 핵실험장 폐기에 대해 “고맙다”며 “매우 똑똑하고 정중한 몸짓”이라고 평가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