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법변호사’ 속 베일에 가려져 있던 등장인물 간의 관계가 밝혀졌다. 이준기를 구해준 생명의 은인이 서예지의 실종된 어머니라는 사실과 인자한 미소가 매력적인 ‘기성의 마더 테레사’ 이혜영의 섬뜩한 두 얼굴이 공개됐다. 이와 함께 검은 탐욕, 기성 시장 살인 사건을 둘러싼 의혹과 진실, 다양한 욕망들의 충돌이 시청자들을 브라운관에서 한 시도 눈 뗄 수 없게 만들었다.
특히 이준기-서예지-이혜영-최민수 네 배우의 무결점 연기 호흡과 쉼표 없는 직진 전개, 장면 곳곳에서 배치된 웃음 포인트는 물론 시청자들의 심장을 옥죄는 긴장감이 극의 몰입도를 높이며 다음 회를 기다리게 하는 블랙홀 드라마의 면모를 발휘했다.
지난 13일 방송된 tvN ‘무법변호사’(김진민 연출/윤현호 극본/tvN, 스튜디오드래곤 기획/로고스필름 제작) 2회는 봉상필(이준기 분)이 기성 시장 살인범으로 기소된 전직 형사 우형만(이대연 분)의 변호를 위임받는 것은 물론 자신의 모친 최진애(신은정 분) 죽음의 배후에 있는 기성지법 향판 차문숙(이혜영 분)에게 짜릿한 선전포고를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특히 18년 전 위기에 처한 봉상필을 구해준 생명의 은인이 하재이(서예지)의 모친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눈길을 끌었다. 봉상필과 하재이가 과거에서부터 시작된 씨실과 날실처럼 엮인 관계로 함께 할 수 밖에 없는 운명 공동체라는 것을 드러낸 것. 이에 봉상필이 하재이의 주변을 맴돌며 그녀를 그림자처럼 지켜야만 하는 이유가 공개된 가운데 앞으로 두 사람이 ‘절대 악’을 상대로 보여줄 뜨거운 활약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이와 함께 차문숙과 하재이의 관계 또한 앞으로 펼쳐질 스펙터클한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서로를 ‘엄마와 딸’로 부를 만큼 친밀 그 이상의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두 사람이지만 하재이 어머니 실종에 차문숙이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이 암시돼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특히 ‘무법변호사’ 말미 아수라장이 된 차문숙의 법정을 위풍당당하게 들어선 채 “재판은 지금부터 시작입니다”라며 화끈하게 선전포고하는 봉상필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강탈했다. 자신의 모친을 죽인 안오주와 그에게 살해를 지시한 차문숙을 저지하기 위한 봉상필과 하재이의 진짜 공조가 시작된 가운데 이들이 철옹성 같은 차문숙 세력을 무너트릴 수 있을지, 이들의 반격에 차문숙과 안오주는 어떻게 반격할지 벌써부터 향후 스토리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이혜영은 수식어가 필요 없는 명불허전 존재감으로 브라운관을 장악했다. “내가 여기 기성 법정 어떻게 지켜왔는지 알잖아”라는 대사에서 엿볼 수 있듯 이혜영은 고결한 성녀의 인자한 미소 속에 어느 순간 싸늘하게 돌변하는 차가운 무표정과 단호하게 다그치는 목소리, 모든 것을 꿰뚫는 듯한 냉철한 눈빛으로 검은 탐욕을 가진 이중적인 향판의 모습을 완벽히 그려내 보는 이들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tvN ‘무법변호사’는 법 대신 주먹을 쓰던 무법(無法) 변호사가 자신의 인생을 걸고 절대 권력에 맞서 싸우며 진정한 무법(武法) 변호사로 성장해가는 거악소탕 법정활극. 매주 토일 밤 9시 tvN을 통해 방송된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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