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인듯 우연아닌 우연같은 한반도 비핵화 일정

입력 2018-05-14 11:39  



(조미현 정치부 기자)미국이 북한에 ‘완전한 비핵화 후 경제 보상’을 공언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폐기하면 미국의 민간투자를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이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 시계가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청와대도 14일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최근 한반도 비핵화 일정을 보면 우연히도 의미 있는 날과 겹쳐 눈길을 끕니다. 이를 둘러싸고 희비(喜悲)가 엇갈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북·미 정상회담은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립니다. 한국과 싱가포르의 시차는 1시간 차이입니다. 북·미 정상회담 다음날에는 한국에서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열릴 예정입니다. 지방선거 당일 오전에는 북·미 정상회담 결과가 신문은 물론 방송, 인터넷에서 대대적으로 보도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회담 성과에 따라 선거판이 크게 흔들릴 것이란 관측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미국과 북한이 보인 입장으로 추측컨대 여당 대세론에 힘이 실립니다.

북·미 정상회담이 끝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에서 생일을 맞이하게 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14일생입니다. 일각에서는 쇼맨십이 뛰어나고 자기애가 강한 트럼프 대통령이 ‘극적 효과’를 위해 자신의 생일 직전 북·미 정상회담을 열기로 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옵니다. 하지만 다음달 8~9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일정을 고려했다는 분석이 더 타당해 보입니다.

앞서 한·미 정상회담은 오는 22일 열리는데요. 한·미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미국 워싱턴DC와 한국은 13시간 차이입니다. 북한은 23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북한이 한·미 정상회담 일정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지만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만찬 행사가 이뤄지고 북한이 핵실험장 폐쇄 행사를 23일 오전에 개최할 경우,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동향을 한 자리에서 공유할 수 있게 됩니다. 의도치는 않았지만 다양한 우연이 겹친 한반도 비핵화 일정이 남과 북의 영구적 평화로 귀결되길 바라봅니다.(끝) /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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