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타트업 유치 나선 스위스 이노베이션파크
“한국에는 흥미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 2018’ 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라니에로 피티니 스위스 이노베이션파크 의료부문 대표는 “한국의 기업과 병원, 대학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14일 이같이 말했다. 피티니 대표는 컨퍼런스에서 ‘인공지능(AI)과 혁신 창출’을 주제로 강의했다.
스위스 이노베이션파크는 스타트업이 주요 글로벌 기업들과 함께 산·학 협력 과제를 연구하고 사업화하는 터전이다. 2012년 산업 혁신을 위해 스위스 정부가 조성했지만 자금은 민간 기업들로부터 유치해 지방정부와 기업, 대학이 함께 이노베이션파크를 운영한다. 생명과학·에너지·재료·정보·통신기술·운송기술·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등 7개 분야를 지원한다.
피티니 대표는 “이노베이션파크는 스위스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로부터 연구개발(R&D) 투자를 유치하고 연구 결과가 상용화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흔히 개발자들은 마케팅에 약한 경우가 많은데 잠재력 있는 벤처기업들이 더 빨리 시장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UBS, 노키아, 시스코 등 글로벌 기업들도 이노베이션파크에 입주해 인력을 고용하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엔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윔팩토리)을 운영하는 국내 스타트업인 울라라랩도 이노베이션파크와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스위스는 기초과학과 생명공학, 정밀기계산업 등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 받는다. 그동안 배출한 노벨상 수상자만 29명이다. 피티니 대표는 “기술 유출을 우려해 폐쇄적인 정책을 고집하는 국가도 많지만 스위스는 해외의 우수한 인력을 끌어오려 한다”며 “760만명이란 적은 인구와 한정된 자원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위스 정부가 해외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과감한 세제 혜택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2016년 스위스 의회를 통과한 법인세 개혁안은 스위스에 진출하려는 다국적 기업에 낮은 세율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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