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남북고위급회담 연기 통보하면서 태영호 언급 "천하의 인간쓰레기"

입력 2018-05-16 11:05  

북한, 한국·미국 공군 대규모 연합공중훈련 '맥스선더' 맹비난




북한이 16일로 예정됐던 남북고위급회담을 중지하면서 한반도에 어렵게 찾아온 평화무드에 변수가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북한이 밝힌 남북고위급회담 중지 이유는 한국과 미국 공군의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이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6일 '조선중앙통신사 보도'에서 "우리는 남조선에서 무분별한 북침전쟁 소동과 대결 난동이 벌어지는 험악한 정세 하에서 16일로 예견된 북남고위급회담을 중지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1일부터 남조선 당국은 미국과 함께 남조선 전역에서 우리에 대한 공중 선제타격과 제공권 장악을 목적으로 대규모의 ‘2018 맥스 선더’ 연합공중전투훈련을 벌려놓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통신은 "특히 남조선 당국은 우리와 함께 조선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 노력하자고 약속하고서도 그에 배치되는 온당치 못한 행위에 매달리고 있으며 천하의 인간쓰레기들까지 국회 마당에 내세워 우리의 최고 존엄과 체제를 헐뜯고 판문점 선언을 비방 중상하는 놀음도 버젓이 감행하게 방치해놓고 있다"고 거론했다.

여기서 북한이 언급한 '천하의 인간쓰레기들'은 태영호 전 공사를 겨냥한 것으로 추측된다. 태 전 공사는 14일 국회 강연과 자신의 저서 '3층 서기실의 암호-태영호 증언'출판 기념 간담회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성격을 "대단히 급하고 즉흥적이며 거칠다", "(북·미 정상회담 개최까지) 한 달 정도 남았는데 섣불리 예단할 것은 아니지만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완전한 비핵화가 아니라) 북핵 위협 감축, 감소 정도가 될 것"이라고 표현하는 등 '반(反)김정은 발언'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북한의 이러한 조치는 태 전 공사의 북한 내 위치와 무관하지 않다. 태 전 공사는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이후 최고위급 북한 망명자다. 책 제목인 '3층 서기실'은 김정일·김정은 부자를 신격화하고 세습 통치를 유지하기 위한 컨트롤타워 조직이다. 태 전 공사는 당초 지난 3월에 이 책을 출간하려 했지만 남북 정상회담 국면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출간을 미룬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의 남북고위급회담 중지 통보와 관련해 청와대는 "북한이 보내온 전통문의 정확한 뜻이 무엇인지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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