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떠오른 네이버, 투자 다각화 나섰다…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에 180억 투자

입력 2018-05-16 17:33   수정 2018-06-16 00:31

부동산펀드에 2000억 출자

현금만 2兆 곳간 '넉넉'…新사업 찾기 속도내
AI·IoT 관련 스타트업 지분도 꾸준히 사들여



[ 김익환 기자 ]
마켓인사이트 5월16일 오후 3시50분

네이버가 ‘중국판 우버’인 디디추싱 지분과 부동산펀드에 투자하는 등 올 들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공지능(AI)과 콘텐츠 관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지분도 꾸준히 사들이면서 투자업계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찾고, 투자 수익도 올리는 이중 포석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미래에셋글로벌유니콘사모투자합자회사’에 184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이 펀드는 미래에셋금융그룹이 중국 승차공유시장 1위 업체인 디디추싱 지분(구주) 0.5%가량을 사들이기 위해 조성했다. 펀드 규모는 2800억원으로 네이버 외에 펀드 운용사인 미래에셋캐피탈(100억원)과 미래에셋대우(2430억원) 등도 투자했다.

이번 투자는 해외 유니콘(기업가치가 10억달러를 웃도는 비상장사) 투자로는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다. 네이버는 이 펀드를 통해 디디추싱 지분 약 0.03%를 보유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디디추싱은 중국 승차공유시장에서 90%를 웃도는 점유율과 4억5000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일본 소프트뱅크와 미국 애플 등도 주주다.

네이버는 사모펀드(PEF)인 ‘미래에셋맵스전문투자형 사모부동산투자신탁62호’(이하 미래에셋맵스62호)에도 1963억원(지분 45.10%)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네이버의 첫 부동산펀드 투자다. 미래에셋맵스62호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며 규모는 4109억원이다.

네이버 외에 미래에셋대우(2138억원) 등이 이 펀드에 출자한다. 펀드 만기는 10년이다. 투자처를 확정할 때마다 펀드 투자자에게 자금 출자를 요청하는 ‘캐피털 콜(capital call)’ 방식으로 운용된다.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는 지난 3월에도 미래에셋대우와 1000억원씩 출자해 아시아 유망 벤처기업 투자를 위한 ‘미래에셋 네이버 아시아그로쓰 사모투자합자회사’를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미래에셋대우와 지난해 6월 각각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교환하는 전략적 제휴를 맺은 뒤 양사의 투자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 개인 모임에서 종종 만나는 등 이해진 전 네이버 의장과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공동 투자의 배경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올 들어 스타트업 지분도 꾸준히 사모으고 있다. 핀테크(금융기술) 스타트업인 밸런스히어로 지분 2.54%를 30억원에 인수했다. 디지털 동영상 콘텐츠 업체인 칠십이초 지분 9.09%를 20억원, 사물인터넷(IoT) 업체인 브런트 지분 6.74%를 5억원에 매입했다. 인공지능(AI) 기술에 기반을 둔 광고업체인 아드리엘 지분도 사들였다.

네이버는 투자에 쓸 넉넉한 ‘곳간’을 확보하고 있다. 3월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네이버의 현금은 2조60억원에 이른다. 예금과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 단기 금융상품도 8795억원에 달한다. 3조원가량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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