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롱코리아] 유전자 가위·양자 기술… '트랜스포머티브 연구'에 꽂힌 과학계

입력 2018-05-16 19:30   수정 2018-05-16 19:46

한계 돌파하는 과학기술

암 면역 치료·중력파 등
과학 지평 넓히는 도전 지속

日연구진은 공 모양 센서 개발
획기적 연구 속속 현실화



[ 박근태 기자 ] 세계 과학계는 과학의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꿀 ‘트랜스포머티브(변형적) 연구’에 주목하고 있다. 변형적 연구라는 말은 기존에 존재하던 개념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고 나가는 연구라는 뜻이다. 미국국립과학재단(NSF)은 고위험, 불확실성이 큰 연구지만 고수익으로 되돌아오는 연구를 대상으로 이 용어를 쓰고 있다.

미국예술과학아카데미는 2008년 이런 연구를 미국의 경쟁우위 유지 측면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유럽연합(EU) 연구위원회는 ‘프런티어 연구’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일부 학자는 이론 수립형 연구, 분야 창출형 연구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만큼 독창성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하되 실패 확률이 높은 분야다.

전문가들은 인류가 쌓은 지능정보 기술의 패러다임을 바꿀 양자정보과학과 유전자를 마음대로 편집할 수 있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분야를 대표적 사례로 꼽는다. 꿈의 컴퓨터로 불리는 양자컴퓨터, 해킹이 불가능한 양자암호통신에 근거를 제시하는 양자정보기술의 기초 개념이 되는 ‘양자 얽힘’ 현상 연구자들은 2012년 노벨상을 받았다. 하지만 국가적인 육성 계획을 가진 미국, 유럽, 중국은 물론 구글과 인텔, IBM 등 주요 기업도 아직 양자정보기술을 실현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1960년대 DNA를 자를 효소를 발견하면서 유래됐다. 2012년 면역방어 기술로 확대됐다. 식물과 동물, 인간의 유전병 치료에서 지금까지 개발된 어떤 방법보다 가장 싸고 획기적인 방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력파 분야 역시 여전히 도전적인 영역으로 남아 있다. 중성미자를 검출한 고시바 마사토시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와 중성미자의 질량 존재를 발견한 가지타 다카아키 도쿄대 교수가 각각 2002년, 2015년 노벨상을 받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지난해에도 중력파를 검출한 과학자들이 노벨상을 받았고 앞으로도 노벨상을 받을 여지가 있는 분야다. 중력파 검출 이후 다중신호 천문학과 다파장 천문학 등 새로운 학문까지 등장했다.

강궁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중력파만 해도 존재가 불명확한 중간블랙홀 탐색, 우주 역사를 가늠하는 데 필요한 허블 상수의 확정 등 숱한 과제를 안고 있다”며 “언젠가 우주가 아니라 일상에서 중력파를 검출하는 장치가 개발된다면 분명 노벨상감”이라고 말했다.

암 면역 치료와 태아 검사에서 혁신을 이룬 비침습적 산전검사, 탄소기반 전자공학 분야도 과학의 지평을 넓히고 있는 새로운 영역으로 꼽힌다.

과학지형을 흔들 연구들이 속속 현실화하고 있는 분야도 있다. 일본 도호쿠대 출신 연구진이 설립한 볼웨이브사는 지름 1~3.3㎜의 완벽한 공 모양 가스센서를 개발했다. 고체 표면을 따라서 전파하는 표면 탄성파 원리를 활용한 이 센서는 기존 전자장치를 이용하는 센서와는 다른 모양이다.

연구진이 구 형태의 센서를 개발한 것은 1996년 미국 벤처회사 볼세미컨덕트가 공 모양 반도체를 만들려던 시도에서 영감을 얻었다. 볼세미컨덕트는 평평한 칩 대신에 작은 실리콘 구에 집적회로를 제작, 근본적 변화를 일으키려고 했다.

NSF가 2002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생명의 나무 조립하기(ATOL)’ 프로젝트도 눈길을 끈다. 이전까지 연구자별로 분석하던 유전자 정보를 통합하면 지구상의 생명체 진화 과정과 진화의 진행 방향까지 예측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속에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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