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기능 강화시켜 내성 부작용 등 해결
운동효과 주는 에너지드링크도 출시 계획
정부가 내놓은 '신체활동지침'에 따르면 18~64세 성인은 1주일에 중강도 운동 150분 이상 또는 고강도 운동 75분 이상을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꾸준히 운동하는 일은 쉽지 않다. 식습관은 서구화하는데 몸은 움직이지 않으니 비만 인구는 점점 늘어난다. 2016년 기준 남성 5명 중 2명, 여성 4명 중 1명이 비만이다.
누구나 한번쯤 이런 상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몸을 움직이지 않아도 복용하면 운동한 듯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약. 허무맹랑한 생각이 아니다. 바이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셀버틱스'가 그 꿈을 현실화하고 있는 중이다.
셀버틱스는 고려대 의료기술지주회사의 자회사로 서홍석 고려대 구로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사진)가 대표를 맡고 있다. 서 교수는 "운동 부족은 각종 질환을 유발하고 조기 사망 위험을 높인다"며 "주요 선진국은 전체 보건의료 예산의 7%가량을 비만 관련 문제에 지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치료법이 심혈관질환 같은 비만 때문에 생기는 심각한 병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심혈관질환 치료 시 흔히 시행되는 스텐트 삽입 시술 건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심혈관질환 유병률과 치료비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는 얘기다.
서 교수는 "심혈관질환 환자에게 처방하는 약은 치료를 위한 것이라기보다 특정 위험인자를 조절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며 "A라는 위험인자를 조절하는 약이 B라는 위험인자를 발생시키는 부작용도 야기할 수 있다"고 했다.
셀버틱스는 현대인의 건강을 악화하는 여러 요인 중 특히 운동 부족에 주목했다. 서 교수는 "운동을 하면 사망률을 30% 낮출 수 있고 당뇨병 40%, 심혈관질환 35%, 유방암 20% 등 각종 질병 위험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며 "운동은 모든 장기에 유익하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가 소개한 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이 운동을 할 때 근육이 마치 내분비기관처럼 '마이오카인'이라는 물질을 생성해 온몸에 전달한다. 각 장기는 마이오카인과 결합할 수 있는 수용체를 가지고 있는데 마이오카인이 수용체를 자극하면 기관의 기능이 좋아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셀버틱스는 밝힐 수 없는 어떤 약물이 본래 기능보다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뛰어나다는 점을 파악하고 동물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이미 허가된 약물이기 때문에 안전성 문제는 고민할 필요가 없어 임상시험이 한결 쉬울 것"이라고 했다.
서 교수는 그 약물을 복용하면 그것이 세포의 'A 수용체'와 결합해 'PPAR델타'라는 물질이 분비되고 이어 세포가 사용하는 에너지인 ATP를 생산하는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를 활성화하는 두 물질 AMPK와 PGC-1알파가 생성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서 교수는 "세포가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두 가지 방식이 있는데 하나는 미토콘드리아에서 산출하는 ATP를 증가시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젖산을 생산하는 것"이라며 "젖산으로 에너지를 만들면 노폐물이 생기는 단점이 있다"고 했다.
셀버틱스는 해당 약물을 에너지 대사가 많이 필요한 심장질환 치료제와 당뇨 병용제제로 우선 개발할 계획이다. 서 교수는 "인슐린을 주사하는 당뇨 환자의 경우 내성이 생겨 인슐린 투여량이 점점 늘어나게 되는데 이 약물로 세포 기능을 개선하면 내성이 약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직접 운동하지 않아도 마시면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는 에너지드링크를 일반의약품으로 추후 내놓을 예정이다.
그는 "아직 동물실험 단계에 있어 구체적인 일정을 명확하게 밝힐 수는 없다"면서도 "운동 부족으로 생기는 질환을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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