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당내갈등 증폭…유승민·안철수 파워게임 양상

6·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을 둘러싼 바른미래당의 집안싸움이 점차 격화하고 있다. 합당 주역인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와 유승민 공동대표가 힘 겨루기 양상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바른미래당은 지난 18일 밤부터 19일 새벽 4시까지 공천 작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최고위원회의를 열었지만, 당내 계파 갈등을 불러온 송파을 공천은 아예 다루지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송파을 재선거 공천에 대해 안 후보와 유 공동대표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면서다.

송파을 후보 등록일까지 갈등이 지속될 전망이다.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4명의 예비후보를 대상으로 경선을 하기로 했다가 없던 일이 되면서 실망한 2명의 후보가 사퇴했다.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바른정당 인재영입 1호 출신의 박종진 전 종합편성채널 앵커는 공천이 불공정하게 이뤄지면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예고한 상태다.

바른정당 출신의 청년위원장들은 "안 후보의 사당(私黨)이나 다름없는 바른미래당에 더는 미래가 없다"며 줄지어 탈당해 갈등이 커지는 모습이다.

당내에선 손학규 선거대책위원장의 송파을 전략공천을 둘러싼 유 대표와 안 후보 간의 이번 충돌이 단순히 특정 지역에 누구를 공천하는지의 문제를 넘어 차기 당권 경쟁의 '전초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이후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당 지도부 개편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다.

합당할 때 지분을 절반씩 나눠 가졌던 안 후보와 유 대표 측이 당내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힘겨루기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안 후보가 만약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뒤 물러날 경우 당분간 전면에 나서기 어려운 만큼, 7~8월께로 예상되는 전당대회에서 자신을 대신해 나설 주자가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번 손학규 위원장의 송파을 전략공천이 이를 대비한 사전포석이라는 해석도 있다. 차기 당권은 2020년 총선 공천과 2022년 대선을 위한 발판을 만들 수 있어서다.

유 대표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유 대표는 "지방선거에 모든 걸 걸고 최선을 다한 뒤 선거가 끝나면 당 대표직을 비롯해 모든 당직에서 떠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상태다. 하지만 당직을 떠나더라도 바른정당에서 함께 옮겨온 이들을 고려해야 하고, 차기 대선에 재도전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만큼 당내 지분 확보가 절실하다.

이에 '포스트 지방선거'를 내다보는 두 창당 주역의 이번 공개 충돌은 당내 권력투쟁의 단면을 분명하게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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