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사업 곳곳 삐걱…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부담'

입력 2018-05-2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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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지역 재건축 사업이 곳곳에서 삐걱대고 있다. 서초구 반포 현대의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재초환) 부담금이 당초 조합이 내놓은 예상액의 16배까지 치솟으면서 강남권 재건축 시장엔 '부담금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20일 인근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당장 시공사 선정 후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해야 하는 서초구 반포 3주구는 부담금 문제로 조합원과 조합 내부 갈등이 표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다른 재건축 단지들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를 피하기 위해 지난해 말 서둘러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한 것과 달리, 이 단지는 조합 측이 자체 산출한 부담금이 6500만원 수준에 그친다고 보고 무리하게 행정절차를 밟지 않았다.

그러나 반포 현대의 부담금 산출 기준을 적용할 경우 가구당 부담금이 3억∼4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 아파트는 앞서 진행한 세 차례의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현대산업개발의 단독 응찰로 모두 유찰돼 선착순 수의 계약이 가능하지만 시공사 선정을 미루고 있다. 시공사를 선정하면 한 달 내 조합이 자체 산출한 부담금 예정액을 구청에 신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공사 선정을 앞둔 대치 쌍용2차도 대책 마련을 모색 중이다.

이 단지는 지난달 말 시공사 입찰을 마감한 만큼 일단 예정대로 다음 달 2일 총회에서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을 놓고 시공사를 선정한 뒤 강남구청으로부터 재건축 부담금 예정액을 받아보고, 금액이 예상보다 높으면 조합원 총회에서 설계·마감 변경안을 포함한 여러 대안을 재논의하기로 했다.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5차(한신15차)는 이달 말 시공사 교체 안건을 놓고 조합원 임시총회를 열 예정이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관리처분인가까지 신청했는데 최근 시공사와 임대주택 문제, 무상 사업비 조달 문제 등을 놓고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

현지의 중개업소 대표는 "조합 이사회에서 조합원 20%의 동의로 시공사 교체와 관련한 총회를 열기로 한 상태"라며 "다만 시공사가 교체될 경우 지난해 말 신청한 관리처분인가가 유효한지 논란이 있고, 이 경우 자칫 재초환 대상이 될 수 있어서 시공사와 '합의' 선에서 마무리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잠실 주공5단지나 은마아파트 등 초기 재건축 단지들이 재건축 절차를 밟더라도 재건축 부담금 문제로 후속 일정이 차질없이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국토교통부가 올해 초 공개한 서울 강남 4구 15개 재건축 단지의 부담금은 평균 4억4000만원, 최고 8억4000만원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대지 지분이 넓은 저층 재건축 단지의 부담금은 1인당 1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한다.

강남구 압구정 특별계획구역 3구역 등 일부 단지는 재건축 부담금을 줄이기 위해 일반분양분이 없는 '1대 1' 재건축을 검토하고 있다. 조합의 일반수입을 줄여 부담금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1대 1 재건축은 일반분양을 통한 수입이 없다 보니 막대한 건축비를 조합원들이 다 부담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앞으로 수년간 재건축 사업이 중단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연합뉴스에 "지난 3년간 재건축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당분간 서울 아파트 신규 분양과 입주 물량에는 문제가 없지만 문제는 5년 뒤"라며 "올해부터 재건축 부담금 등의 문제로 신규 사업들이 어려워지면 당장 5년 뒤부터 서울지역의 주택 신규 공급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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