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뿌리는 '구인회-허만정'→'구본무-허창수'까지…3대까지 이어진 두 집안

입력 2018-05-20 11:57   수정 2018-05-20 12:06

20일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별세로 LG그룹 뿌리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이후 3대인 구 회장까지 GS그룹 허씨가와의 동업이 이어졌다.

구 회장은 1945년 부친인 구자경 명예회장과 고(故) 하정임 여사 사이에서 4남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구 회장의 할아버지인 고(故) 구인회 LG 창업주는 1931년 포목을 취급하는 구인회 상점을 운영했다. 그러다 해방 이후 허만정 GS그룹 창업주를 만났다.

허만정 창업주는 구 창업주 장인의 6촌이자 성공한 만석꾼이었다. 허 창업주가 구 창업주를 직접 찾아갔다고 한다. 자신의 아들(허준구 전 LG건설 명예회장)을 구인회 창업주에게 맡겨 일종의 경영수업을 받게 하기 위해서였다.

이렇게 만난 구인회·허만정 두 사람은 1947년 LG그룹의 모체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를 창립, '인화 경영'의 씨앗을 틔웠다. 이후 구 창업주는 허준구 전 명예회장에게 영업담당 이사를 맡기고 그의 형제들도 경영에 합류시켰다.

그의 장남은 구자경 명예회장으로, 원래 초등학교 교사였지만 가업에 참여하라는 부친의 뜻에 따라 경영을 시작했다. 구 창업주가 세상을 떠나면서 1970년 당시 사명 럭키금성그룹 회장을 맡게 됐다.

이처럼 구씨가(家)와 허씨가의 동업은 '구인회-허만정'에서 '구자경-허준구'로 이어진 뒤 이후 3대인 '구본무-허창수(LG건설 회장)'로 내려왔다.

구본무 회장은 1975년 럭키에 입사하는 것으로 기업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럭키와 금성사 및 그룹 내 주요 업무를 섭렵하며 다양한 실무경력을 쌓았다. 경영권은 50세가 되던 해(1995년)에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았다.

3대까지 이어졌던 두 집안 동업은 이후 몇 차례 계열분리로 마침표를 찍었다. 1999년에 구인회 창업주 첫째 동생 구철회 명예회장의 자손들이 LG화재를 그룹에서 독립시켜 LIG그룹을 만들었다.

이후 2003년에는 구인회 창업주의 또 다른 동생들인 구태회·구평회·구두회씨가 계열 분리로 LS그룹을 세웠고, 2005년에 GS그룹이 LG그룹에서 법적으로 계열 분리되면서 두 집안의 동업이 끝났다.

구본무 회장의 남동생 3명도 기업 경영인이다. 첫째 동생 구본능 씨는 희성그룹 회장, 둘째 동생 구본준 씨는 LG 부회장, 셋째 동생 구본식 씨는 희성그룹 부회장을 각각 맡고 있다.

그중 동생 구본능 회장과의 인연은 특별하다. 구 회장이 교통사고로 외아들을 잃으면서, 동생 구본능 회장의 아들 구광모 LG전자 B2B사업본부 정보디스플레이(ID) 사업부장(상무)을 2004년 양자로 맞았다. 장남에게 승계권을 물려준다는 LG그룹의 장자 승계 원칙에 따른 것이다.

지난 17일 LG는 이사회를 열어 구광모 상무를 등기이사로 추천하는 안건을 의결, 승계작업을 본격화했다. 구광모 상무는 미국 로체스터 공과대를 졸업한 뒤 2006년 LG전자에 입사했다. 재경부·미국법인·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경영전략팀 등을 거치며 압축적으로 그룹 경영 실무경험을 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본무 회장의 별세로 재계에서 향후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는 또 한 명의 인물은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이다.

1978년생인 구광모 상무 중심의 경영체제로 전환하는만큼 재계에선 구본준 부회장이 당장은 아니지만 계열 분리 수순을 맡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본준 부회장은 서울대 계산통계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근무하다가 금성반도체·금성사·LG전자·LG반도체 등을 거쳤고, LG필립스LCD ·LG상사 부회장을 지낸 뒤 현재 LG전자 부회장에 올랐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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