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건강이야기] 몸이 붓는다면 신장병?

입력 2018-05-20 17:49  

강재헌 < 인제대 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한 60대 여성이 며칠 전부터 다리가 부어 신장병이 걱정된다며 병원을 방문했다. 하지만 신장기능검사를 비롯한 의학적 검사상 신장 기능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최근 며칠 동안 많이 걷고 외식이 잦았던 것이 원인이었다. 다행히 이 부종은 며칠 안 가 저절로 사라졌다.

몸이 부었을 때 신장질환이 원인인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다. 몸이 붓는 증상을 부종이라고 하는데, 부종은 신체 조직 내에 물이 과도하게 정체돼 있는 현상이다. 부종은 신체 어느 부위에나 나타날 수 있지만 손, 팔, 발, 다리 등이 부으면 쉽게 알아차리게 된다.

부종은 혈압약 소염제 스테로이드제 등의 약물 부작용과 짠 음식, 임신 등이 원인이 돼 나타날 수도 있다. 따라서 부종이 나타나면 새로 먹기 시작한 약이나 한약, 건강기능식품 등이 없는지 꼭 확인해봐야 한다. 간경화, 신장질환, 심부전과 같은 심각한 질환이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부종이 있을 때 어떤 증상과 소견을 보이면 곧바로 진료를 받아봐야 할까. 무릎 아래의 다리 앞부분, 즉 정강이 부위를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한동안 피부가 눌린 자국이 사라지지 않고 지속된다면 병의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호흡이 곤란하거나 숨이 차거나 흉통이 나타난다면 바로 병의원을 방문해야 한다. 심부전으로 인한 폐부종이 원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앉아 있을 때 다리가 붓고 아픈 증상이 생겨 지속된다면 심부정맥 혈전증이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

이런 심각한 증상이 없다면 부종의 원인으로 의심되는 약을 끊거나 바꾼 후 부종이 좋아지는지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짠 음식이 원인으로 의심된다면 싱겁게 먹는 등 식생활에 변화를 주는 것이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탄력 스타킹을 신어 다리의 부종을 가라앉히고 다리에 몰린 수분을 혈류로 되돌릴 수 있다.

부종은 원인을 찾아 교정하거나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심부전이나 간질환이 부종의 원인이라면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서 필요할 경우 이뇨제를 처방하면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심부정맥 혈전증이 다리 부종의 원인이라면 진단적 검사와 함께 혈전 예방을 위한 항응고제를 비롯해 여러 가지 치료를 받아야 한다.

부종이 나타나면 큰 병을 걱정하거나 약부터 먹기보다는 의사의 진찰을 통해 부종의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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