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담판 앞두고 '몽니' 부리는 北… "한국 통해 미국 압박 전략"

입력 2018-05-20 20:17   수정 2018-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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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韓·美 정상회담

남북정상 통화 불발…핵실험장 취재 요청엔 침묵

주말 판문점 연락채널 미가동
38노스 "北, 취재 전망대 설치 중"
핵실험장 폐쇄 취소 가능성 낮아

北, 탈북 여종업원들 송환 또 요구



[ 이미아 기자 ]
북한이 22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과 23~25일로 예정된 풍계리 핵실험장 공개 폐쇄를 앞두고 대남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핵실험장 취재를 위한 우리 측 기자단 명단을 받지 않고, 집단 탈북한 여성 종업원들의 송환도 재차 요구했다. 다음달 12일로 잡힌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도권을 쥐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핵실험장 폐쇄 취재진 명단 거부 지속

북한은 지난 18일 핵실험장 폐기 행사 취재를 위한 우리 측 기자단 명단을 담은 통지문 수령을 거부한 데 이어 20일까지 묵묵부답이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주말에 판문점 연락채널이 열리지 않았다”며 “21~22일이 고비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일단 우리 측 취재진은 북한의 초청장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21일 중국으로 출국하기로 했다. 베이징의 주중 북한대사관에서 사증을 받아 방북하는 방안을 타진하기로 했다. 통일부는 북한이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결정을 번복하는 일이 잦은 데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는 비핵화 의지를 세계에 밝히는 첫 단계인 만큼 행사 자체를 취소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인 ‘조선의 오늘’은 20일 ‘똑똑히 명심해야 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핵실험장 폐기는 “판문점 선언의 정신에 따라 조선반도 비핵화를 위해 우리 공화국이 주동적으로 취하고 있는, 대단히 의의있고 중대한 조치”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도 19일(현지시간)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을 촬영한 15일자 위성사진에서 서쪽 갱도 인근 언덕에 네 줄에 걸쳐 목재 더미가 쌓여 있는 것 같은 모습이 보인다”며 “취재기자들이 북쪽과 서쪽, 남쪽 갱도 폭파 장면을 안전하게 지켜볼 수 있는 전망대를 준비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부 당국자도 북한이 원산과 핵실험장이 있는 길주를 연결하는 철로의 여러 구간을 보수하는 정황이 식별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보수 작업을 마친 구간에서는 열차가 시험운행하는 장면도 나타나고 있다.

◆“집단 탈북 여종업원 돌려보내라”

북한은 2016년 중국 북한식당에서 일하다 집단 탈북한 북한 여종업원들을 돌려보내라고 요구했다.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행사의 주체인 북한 적십자를 앞세운 요구여서 자칫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8·15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북한 적십자회 중앙위원회는 지난 19일 발표한 성명에서 최근 국내 한 방송사가 거론한 ‘기획 탈북설’을 언급하며 “판문점 선언에 반영된 북남 사이의 인도주의적 문제 해결 전망을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집단 탈북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들이 자유의사로 탈북했다는 정부의 기존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며 “남북 정상 간에 합의한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영향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북한은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난했다. 북한의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0일 최근 일부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언급하며 “북남 화해 국면이 다시금 엄중한 난관에 부닥치게 된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남조선당국이 지게 될 것”이라고 강변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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