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추진 기대감↑…"선택 아닌 필수"

입력 2018-05-21 09:30   수정 2018-05-21 09:34



우리은행이 금융지주사 전환을 공식 선언했다. 내년 초를 목표로 주주 동의와 정부 인가 등 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을 통해 성장 로드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1일 오전 9시 4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우리은행은 전 거래일보다 300원(1.97%) 오른 1만5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주사 전환 계획을 공식 발표한 점이 투자심리에 호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전날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중 유일한 비금융지주체제로서 비은행 및 글로벌 확대 제약 등 시장경쟁에 불리한 측면이 있었다"며 지주회사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중에 이사회 승인, 당국 인가, 주주총회 승인 등의 절차를 거쳐 2019년 초 지주사 전환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증권가는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 계획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전환 완료까지 여러 고비가 있겠지만 향후 탄력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지주사 전환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분석이다.

김도하 SK증권 연구원은 "우리은행의 금융지주사 전환 시 가장 큰 효과는 계열사 확대 및 다변화"라며 "금융지주 전환 시 출자 한도 확대로 인해 규모가 있는 금융 계열사의 인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현재 우리은행의 은행업법상 출자 한도는 4조5000억원 수준으로, 타법인 기출자액을 고려하면 추가 출자 가능액은 6800억원 안팎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출자한도가 늘어나 사용 가능한 금액이 4조원 후반대로 늘어난다. 이를 통해 의미 있는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우리은행이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신탁사 등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사 대비 인수 부담은 낮으면서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에 본격적으로 나섬에 따라 지지부진했던 주가도 힘을 얻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주사 전환으로 투자한도도 대폭 늘어나고 레버리지도 가능해진다"며 "조달 비용과 세금을 넘어선 이익을 시현할 수 있다면 주주들에게도 올바른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주사 전환 이사회가 열리고 중간배당 랠리 시즌이 오면 주가가 점차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주사 전환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여겨졌던 예금보험공사의 잔여지분 매각도 지주사 전환 뒤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그간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던 오버행(대량대기매물) 가능성도 사라져 주가가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올해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이익 개선폭이 기대되는 데다가 오버행 가능성도 소멸했다"며 "목표주가 1만9000원을 유지하고 업종 내 최선호주로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배당확대 등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예상도 내놨다. 고비를 넘어선 금호타이어 매각도 배당 확대에 긍정적인 요소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 호조 및 배당성향 등을 감안할 때 예상시가배당수익률은 2018년 4.3%, 2019년 4.7%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금호타이어 정상화까지 고려하면 올해 배당수익률은 5%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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