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건강상식] 가볍게 근육통 잡는 '부항'

입력 2018-05-21 11:35   수정 2018-05-21 14:48

오항태 노원자생한방병원 병원장


부항요법은 한방 의료기관에서 진료받는 대표적인 시술 중 하나로, 흔히 근골격계 질환을 치료하는 데 사용된다. 치료 원리는 음압(흡인력)을 이용해 우리 몸에 미세한 상처를 내고 담음(체액 순환 장애로 인한 노폐물)과 어혈(피가 맺혀 있는 상태)을 제거하는 것이다.

부항은 우리에게 친숙한 치료법이기도 하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9~12월 6914명을 대상으로 한방의료 이용 경험, 인식 등을 조사한 결과 73.8%가 한방의료를 이용한 경험이 있었다. 이들이 받은 치료법(복수응답)은 침치료(90.2%)가 가장 많았고, 부항 53.0%, 뜸 49.1%, 한방물리요법 40.2% 등이었다. 부항요법은 운동선수나 군인처럼 활동량이 많은 사람들이 자주 찾곤 한다.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도 부항 애호가로 잘 알려져 있다.

부항을 통해 유발된 가벼운 손상은 국소염증에 따른 면역반응을 야기해 해당 부위와 전신 순환을 개선하는 작용을 보인다. 즉 음압을 이용해 우리 몸에 미세한 상처를 내고 그 상처를 치료하기 위한 인체의 생리기전을 활용하는 개념이다. 이러한 원리를 통해 부항 시술은 근육 내 혈류 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산소 교환 능력을 높여 근육통을 완화시켜준다.

부항을 뜬 자리에는 피부 자극이 일어나면서 다양한 반응이 나타나는데 주로 피부색과 형태가 변화된다. 일반적으로 피부색의 변화는 조홍색이나 자홍색, 자흑색의 멍이나 작은 점 모양의 수포 등이 나타나며 동시에 열감이나 통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피부에 나타나는 이러한 반응들은 부항요법으로 치료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부항용법은 습부항과 건부항으로 구분된다. 습부항은 직접적으로 피를 뽑아내는 것으로, 부항치료 전 먼저 사혈을 한 후 체내에 쌓여있던 어혈과 불필요한 체액들이 배출되면서 기혈순환을 원활하게 만드는 원리다. 건부항은 피를 뽑지 않아도 되는 부항을 뜻한다. 별다른 출혈 없이 근육 통증을 개선하는데 효과적이다.

최근에는 가정용 부항기도 인기를 끌고 있다. 부항요법이 비교적 안전하고 시술법이 간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쉽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전문적인 시술 절차를 따르지 않으면 근육이나 인대 손상, 혈관 파열, 감염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전문의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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