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사는 취업준비생 김모씨는 지난 9일 대기업 면접을 위해 KTX를 타고 상경했다. 면접시간이 오전이어서 전날 서울로 올라와 여관에서 하루 묵고 면접에 임했다. 김씨가 서울 면접을 위해 쓴 비용은 KTX 왕복 8만7000원, 숙박비 3만원, 식비 1만4000원 등 모두 13만1000원에 달했다. 오전·오후 온종일 면접 후 김씨가 받은 면접비는 고작 5만원.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편도 KTX비용(4만3500원)에 불과했다.
주요 국내기업들의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면접이 한창이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구직자들이 면접을 위해 지출하는 비용은 평균 19만5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크루트가 올 상반기 면접에 임하는 구직자 89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다. 이들 구직자들이 면접을 위해 쓰는 비용은 교통비 비중이 48%로 가장 많았다. 이어 △면접복(25%) △메이크업 비용(7%) △면접 스터디 참가비(5%) 등이었다.
기업들이 지원자들에게 지급하는 면접비는 현금(43%)이 가장 많았다. 기업들이 지급하는 면접비 평균 금액은 3만2000원이었으며 △1만~3만 원 이내(28%), △5만~7만 원 이내(17%)△7만~10만원 이내(9%) 순이었다.
기업의 면접비와 관련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구직자에게 면접비를 의무적으로 줘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채용 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지난달 발의했다. ‘면접비 의무화’와 관련해서 지방대생들은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면접비 지급에 부담을 느끼는 일부 중견·중소기업들은 면접 대상자를 대폭 축소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기업의 인사 담당자는 “현재는 면접 대상자로 최종 선발인원의 5배수를 뽑고 있지만, 법안이 통과되면 2배수로 줄일 계획”이라며 “이 법안이 오히려 구직자들에게 면접 기회를 박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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