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가만 480억원...김환기 대규모 기획전으로 주목받는 대구미술관

입력 2018-05-21 18:13   수정 2018-05-21 19:30

민족정서를 현대미술언어로 승화한 거장 김환기
환기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삼성리움미술관,광주시립미술관, 개인소장작품 등 108점 전시
실제 가치는 수천억원대 블록버스터급 전시...대구미술관 야심차게 준비




대구미술관에서 개막한 김환기전의 대표작 <<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 0pt;">영원한 노래> 삼성리움미술관 소장. 사진 :대구미술관 제공

김환기 화백의 구상작품중 최고가(40억원)에 낙찰된 <항아리와 시>(1954년작), 일반에 최초로 공개되는 <붉은색 점화>(1971년작), <어디서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연작 중 최대 크기의 작품(1970년작) 등 한국 현대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김환기의 명작들을 볼수 있는 대규모 기획전이 대구미술관에서 22일 개막된다.

8월 19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김환기의 작품 108점과 아카이브 100여점 등 블록버스터급이다. 문현주 대구미술관 홍보팀장은 "환기미술관에서 특별히 많은 협조를 해주었다"며 "해외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전시를 기획한 유은경 학예연구사는 “60여점이 전시된 2012년 현대갤러리 100주년 때의 전시 등 최근 열리는 전시회 가운데 최대 규모 전시”라며 “환기미술관(100점)은 물론 국립현대미술관(2점),삼성리움미술관(2점) 광주시립미술관(1점), 개인소장가(3점)들의 협력으로 이루어진 뜻 깊은 전시”라고 소개했다.


17-VIII-73 #317_1973_Oil on Cotton 대구미술관 제공

전시작품의 보험가액만 48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시장의 가격은 이보다 몇배 높은 수천억원에 이를것이라는 것이 미술관 관계자의 이야기다.

이번 전시는 1. 일본 동경 시대(1933-37)와 서울 시대(1937-56), 2. 파리 시대(1956―59)와 서울 시대(1959-63), 3. 뉴욕시대(1963-74) 세 시기로 구분하여 유화, 드로잉, 과슈 작품 등 평면작품 100여점을 대구미술관 2전시실에서 소개한다.

작가의 삶을 보다 생생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아카이브 전시도 3전시실에서 선보인다. 연표를 비롯한 사진, 도록, 서적, 표지화, 소품, 화구, 영상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 오늘날 김환기를 있게 한 열정적인 활동과 진솔한 삶을 되돌아본다.

초창기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일본 유학시대(1933~1937)에서는 입체파, 미래파 등 서구 전위 미술의 경향을 받아들이며 진취적인 시도를 이어간 초기 작품들을 소개한다. 서울시대(1937~1956)에서는 바다, 항아리, 여인 등을 통해 한국적인 정서를 추상적인 표현으로 구현한 작품들을 마주할 수 있다.


매화와 항아리. 대구미술관 제공

서울 생활을 접고 세계 미술의 중심지로 새로운 도전을 향해 나간 파리 시대(1956~1959)에서는 항아리, 십장생, 매화 등을 기반으로 한 추상 회화 작업들을 소개한다. 다시 돌아온 서울 시대(1959~1963)에서는 산, 달, 구름 등 한국의 자연을 푸른빛으로 간결하게 그려낸 그만의 독특한 회화 작품들을 선보인다.


1971년 뉴욕 맨해튼 시절의 김환기./ 대구미술관 제공

이후 다시 한 번 세계 미술의 중심지로 건너가 특유의 작품 세계를 구축한 뉴욕 시대(1963~1974)에서는 색면 추상, 십자구도 등의 다양한 조형적 실험과 연구 과정을 보여주는 과도기 작품에서부터 오늘날 작가의 대표작으로 불리는 점화(點畵) 작품들까지 시대별로 만난다.

국내 아방가르드와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불리는 김환기 화백은 도쿄 일본대학 예술과 미술부를 거쳐 1930년대 후반부터 국내에서 활동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1947년 유영국, 이규상 등과 함께 ‘신사실파’를 결성하며 한국 추상미술계를 본격적으로 선도하기 시작했다. 이후 서울대와 홍익대 미대교수를 역임하고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화업을 이어 나갔다.

1963년에는 제7회 상파울루 비엔날레 한국대표로 참가하여 회화 부문 명예상을 수상하였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다양한 작품 활동을 이어나감으로써 한국미술을 세계로 알리는데 많은 기여를 하였다.


1970년대에는 한국일보가 주최한 제1회 한국미술대상전에서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로 대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점화 양식을 선보였다. 이후 미국에서 활동하다 1974년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최승훈 대구미술관장은 “한국적 정서를 세련되고 정제된 조형언어로 승화시킨 김환기 화백은 우리 미술의 새로운 시도를 위해 평생을 몰두했던 작가”라며 “전시를 통해 그의 면면을 다시 조명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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