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고령인구가 늘면서 한국 노인들의 약물 복용 횟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노인 1인당 복용하는 약은 평균 5.3개에 이른다. 약을 5가지 이상 복용하는 노인은 82.4%로 일본 36%, 호주 43%보다 2배 이상 높다.
노인들은 여러 의료기관을 다니며 약물을 중복 처방받아 불필요한 약을 복용하는 일도 많다. 약 부작용으로 생긴 증상 때문에 또 다른 약을 복용하는 악순환도 계속된다. 국내에 이들을 위한 맞춤 클리닉이 생겼다.
서울아산병원은 환자 질환과 건강상태에 맞춰 최적화된 약물을 처방하는 약물조화클리닉을 국내 처음 문 열었다고 23일 발표했다.
환자가 클리닉을 찾으면 호흡기내과와 노년내과 의료진이 전담 약사와 함께 복용하는 모든 약물을 분석한다. 부작용은 줄이고 효과는 높일 수 있도록 최적화된 조합의 약물을 처방한다. 이후 약물 반응과 합병증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
특히 약 부작용이 생겼던 환자나 하루 7종류 이상, 8번 이상, 하루에 10알이 넘는 약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는 약물조화클리닉을 통해 꼭 필요한 약만 복용할 수 있게 된다.
노인은 약물 대사능력이 떨어져 있는데다 복용하는 약의 숫자가 늘수록 약 부작용이 급격히 증가한다. 약 부작용은 인지기능저하, 낙상, 섬망, 욕창, 배뇨장애 등 위험한 노인증후군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적절한 약물처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은주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국내에는 아직까지 약 처방의 적정성을 평가하고 환자에게 맞도록 약물을 조율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며 "부모님이 아무리 약을 먹어도 증상이 해결되지 않아 다른 약을 복용하고 새 증상이 발생해 또 다른 약을 추가하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면 진료 받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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