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폰 브랜드 신뢰도 제고 "시간 필요해"
"G6, V30 출시때보다 확실히 관심은 높아졌어요. 찾아오는 손님도 많고 이것 저것 문의하지만 실제 구매로 잘 이어지진 않아요. 아직까진 그래요"
18일 출시한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LG G7 씽큐'에 대해 묻자 서울 지역 휴대폰 집단상가 관계자들은 이같이 매장 분위기를 전했다.
G7 씽큐는 지난해 3월과 9월 출시한 'G6', 'V30'보다 사전예약 판매에서 앞서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정식 출시 후 판매량은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23일 찾은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와 용산 집단상가에서는 G7 씽큐를 구매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신제품을 이리저리 만져보고 체험하는 고객들은 눈에 띄었지만, 문의에 그치는 수준이었다.
테크노마트 매장 직원 A씨는 "G7 씽큐 실물을 보고 AI카메라, 붐박스 등에 대해 묻는 고객들은 많다. 호의적인 반응이 대부분"이라면서도 "G7 씽큐의 새로운 기능을 신기해하면서도 선뜻 지갑을 열진 않는다. 정식 출시 후 하루에 1~2대 팔았다"고 말했다.
용산 지역 매장 직원 B씨는 "삼성전자 갤럭시S9 판매가 수그러드는 시점이어서 신작인 G7 씽큐의 물량을 전작보다 더 늘렸다"며 "출시 첫 주말 잠깐 팔리는가 싶더니 정체 상태에 들어갔다. 신제품 출시 효과를 못 보고 있다"고 전했다.
휴대폰 대리점, 판매점 등 유통점들에게 각 제조사들의 전략 스마트폰은 수익의 원천이다. 통상적으로 전략 스마트폰이 출시되는 달은 대목인 반면, 출시되기 전 달은 수익이 반토막난다. 신제품 출시 초 수요가 집중적으로 몰렸다가 차기 제품을 기다리는 수요로 오랜 기간동안 남아서다.
이런 의미에서 휴대폰 판매점들은 G7 씽큐에도 기대를 걸었다. 그간 실적으로 증명된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에는 못 미치지만 분명 특정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G7 씽큐는 황정환 MC사업본부장(부사장)의 데뷔작으로 기대가 컸다. 고객이 일상에서 가장 많이 쓰는 ABCD(Audio, Battery, Camera, Display) 성능에 집중한 것과 세계적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을 모델로 내세운점도 흥행 가능성을 높였다.
업계에서는 LG 스마트폰의 브랜드 이미지가 한 순간에 높아지는 건 무리라고 보고 있다. G7 씽큐가 기본기를 강화한 좋은 제품이긴해도, LG 폰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선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시각이 적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G7 씽큐 부진의 원인은 단말기 자체가 아닌 LG 스마트폰 브랜드에서 찾아야 한다"며 "G7 씽큐는 다른 프리미엄폰과 충분히 경쟁할만 제품이지만, 소비자들은 제품에 앞서 LG 라는 브랜드에 구매를 주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쟁작인 갤럭시S9의 가격 하락도 G7 씽큐 판매에 발목을 잡았다.
이날 휴대폰 집단상가에서 G7 씽큐의 가격은 월 6만원대 요금제 가입시 평균 45~50만원대. 출시 2주만에 정식 출고가(89만8700원)의 40% 이상 떨어진 수치다. 충분히 매력적인 가격이지만 갤럭시S9의 가격은 더 하락했다.
갤럭시S9 시리즈 가운데 최고가인 갤럭시S9 플러스(256GB)는 이날 G7 씽큐와 월 6만원대 요금제 기준으로 30~35만원에 팔렸다. 여기에 갤럭시S9은 신규 색상인 '버건디 레드'와 '선라이즈 골드'를 추가로 선보이면서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혔다.
테크노마트 매장 직원 C씨는 "갤럭시S9이 좀 더 일찍 나오긴 했으나 가격 경쟁력에서 G7 씽큐를 압도한다"며 "갤럭시S9이 별다른 변화가 없는 폰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G7 씽큐보다 싼 가격이라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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