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슬린 스티븐스 前 주한 미국대사
[ 워싱턴=박수진 기자 ] “미국과 한국 간 대화와 이해, 협력이 심화되도록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심은경’이란 한국 이름으로 친숙한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사진)가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한미경제연구소(KEI) 신임 소장으로 선출됐다. KEI는 1982년 한국 정부가 출연해 설립한 싱크탱크다.
스티븐스 전 대사의 공식 취임은 9월1일이다. 지난해 12월 사퇴 의사를 밝힌 미 연방 하원의원 출신인 도널드 만줄로 소장은 다음달 말까지 근무하고 퇴임한다. 스티븐스 전 대사는 이날 KEI를 통해 “한·미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이고 우리가 직면한 정책적 도전에 대한 관심이 과거 여느 때보다 높다”면서 “한국의 미래와 한·미 관계에 중요한 문제들에 관한 이해와 협력을 심화하는 일을 하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스티븐스 전 대사는 한·미 외교가에서 대표적인 친한파 인사로 꼽힌다. 1975년 평화봉사단원으로 충남 지역에 2년간 파견돼 예산중학교에서 영어 교사로 일하면서 처음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외교관이 된 지 2년 만인 1980년 한국에 돌아와 서울 주한 미국대사관과 부산 영사관 등에서 6년간 근무했다.
이 같은 경력을 인정받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선임 부차관보로 일하던 2008년 주한 미 대사에 임명돼 3년간 재임했다. 미 국무부 사상 첫 여성 주한 대사로 기록된 그는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한다. 미 스탠퍼드대 소렌스타인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에서 한국학프로그램(KSP) 연구원, 한국외국어대 석좌교수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스티븐스 전 대사는 지난 3월20~21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한·미·북 1.5트랙(반관반민) 회담에 미국 측 대표단의 일원으로 참석하기도 했다. 다음달 말 퇴임하는 만줄로 소장은 “2013년부터 5년 반 동안 KEI 소장으로 일한 경험은 큰 영광이었다”며 “워싱턴DC에서 정책대화를 하고 200여 명이 넘는 한국 정치인, 기업인과 한·미 간 현안들을 토론할 기회를 가졌다”고 말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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