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2030 지원하는 '청년기본법' 합의

입력 2018-05-24 19:26  

국회 청년미래특위, 단일안 도출…곧 정무위에 발의

정부·지자체 청년지원 정책 뒷받침할 母法 역할

창업지원금·교육훈련비·수당
주거지원 등 법적 근거 담아

범정부 청년 컨트럴타워도 설치
연내 국회 본회의서 처리할 듯



[ 박동휘 기자 ] 여야가 ‘2030 세대’의 생존권 보장을 국가의 의무로 규정한 ‘청년기본법’을 발의하기로 합의했다. 청년층을 겨냥한 정책 관련 기본법이 국회에서 만들어지는 첫 사례다. 이 법안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청년 지원 정책을 뒷받침할 모법(母法)이다. 청년 실업 등을 해소하기 위한 범(汎)정부 차원의 청년 대책 ‘컨트롤타워’도 이에 근거해 조만간 설치될 예정이다.

◆2년 만에 빛 보는 청년기본법

24일 국회에 따르면 여야 의원 18명으로 구성된 국회 청년미래특별위원회는 최근 청년기본법 단일안에 합의했다. 이번주 안에 공동으로 법안을 발의할 방침이다. 청년미래특위 관계자는 “지난 18일 종료된 특위 활동 막판에 여야 합의로 법안을 마련했다”며 “정무위원회에서 단일안을 곧 발의할 예정이고, 여야 모두 이견이 없는 터라 올해 안에 본회의 통과도 무난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청년기본법은 정부와 지자체의 청년에 대한 의무를 규정하고 청년 정책 및 지원에 대한 근거를 마련한 선언문이다.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여당이던 2016년 20대 국회 개회와 함께 ‘1호 법안’으로 발의할 만큼 여야가 한목소리로 도입을 주장해왔다. 더불어민주당의 박주민 강창일 의원, 바른미래당의 채이배 의원 등을 포함해 지난 2년간 비슷한 내용으로 총 7개 법안이 국회에 올라왔다.

하지만 소관 부처 공방 등으로 1년 반 넘게 공전을 거듭하다 작년 말 국회에 청년미래특위가 구성되면서 논의에 속도가 붙었다. 특위 간사인 채 의원은 “선언적인 수준일지라도 기본틀을 5월 국회에서 만들어 놔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며 “청년 나이를 18~34세로 할지, 19~34세로 할지만 정무위에서 합의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와 여성가족부, 고용노동부 등으로 나뉘어졌던 소관 부처도 국무총리실로 일원화하기로 했다.

◆청년 대책 컨트롤타워도 곧 설치

정치권에서 주목하는 청년기본법의 핵심은 청년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한 여러 방법을 법에 못 박았다는 점이다. 제4장 ‘청년의 권익 증진을 위한 시책’엔 정부와 지자체가 창업지원금, 교육훈련비 지원금, 금융생활 지원금 등 다양한 형태로 수당 등을 지급할 수 있다는 근거가 담겨 있다. 주거와 관련해서도 청년 1인 가구나 청년 신혼가구를 위한 별도의 주택 공급 대책을 마련하도록 권고했다.

정부는 청년기본법에 따라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청년정책조정위원회를 설치하고 5년마다 기본계획을 수립해 시행할 계획이다. 위원회는 부위원장 2명을 포함해 30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되는 조직으로 기재부 장관, 교육부 장관 등 각 부처 장관들이 대부분 포함된다. 아울러 정부와 지자체는 청년정책책임관을 반드시 둬야 하고, 청년 관련 정책을 결정할 때 자문·심의 과정에 청년을 참여시키거나 의견을 수렴하도록 의무화했다. 예산 범위 내에서 청년단체 활동에 대한 지원금을 제공하는 조항도 법안에 담겼다.

청년기본법 탄생으로 각종 지원 사업의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법을 둘러싼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시의 청년수당은 2016년 8월에 보건복지부로부터 직권취소 명령을 받았다. 지자체 조례에 근거해 시행한 정책이지만 사회보장기본법상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다는 게 당시 복지부 논리였다.

성남시의 청년배당, 경기도의 청년구직지원금 정책들도 ‘퍼주기식 복지’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청년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다만 청년기본법이 발효되면 이 같은 논란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강창일 의원 등이 제안한 청년발전기금 설치안은 안정적인 재원 조달이 어렵다는 이유로 이번 여야 단일안에선 제외됐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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