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선 이르면 오늘부터 의전 등 논의
[ 오춘호 기자 ]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미·북 정상회담을 위한 양국 간 사전 협의가 미국과 싱가포르에서 동시에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워싱턴DC와 가까운 곳에서 회담 의제 등을 놓고 포괄적인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다음주 싱가포르에서도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실무 차원의 회담이 본격 열릴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우리가 말하고 있는 지금, 어떤 장소에서 미팅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장소가 어딘지) 말하지 않겠지만 여러분이 좋아할 곳이다. 여기서(워싱턴DC) 그리 멀지 않다. 많은 호의(good will)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을 위한 양국 간 사전 접촉을 공식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곧바로 해외가 아니라 워싱턴DC 인근에서 미국과 북한의 실무 접촉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 내 접촉에선 정상회담 의제 등이 포괄적으로 논의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특히 북한 비핵화 방법과 체제 보장, 단계적 지원 방안 등을 놓고 양국의 입장이 조율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누가, 어떤 것을 협의하는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와 별도로 미·북 정상회담을 실무적으로 준비할 미국 사전준비팀은 싱가포르로 27일 출발한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미·북 정상회담에 대비한 백악관의 사전준비팀이 예정대로 싱가포르로 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전준비팀은 조 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패트릭 클리프턴 대통령 특별보좌관, 미라 리카르텔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 바비 피드 백악관 선발팀 국장 등 백악관과 미 국무부 직원 약 30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일본을 거쳐 28일 싱가포르 현지에 도착할 예정이다. 따라서 이르면 28일이나 늦어도 29일에는 미·북 양측의 첫 실무회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악관 관계자는 “사전준비팀은 미·북 정상회담의 문을 열어놓기 위해 싱가포르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실무팀은 회담 장소 점검과 의전, 경호 등의 문제를 북한 측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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