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1·2·4주구, 전용 101㎡ 신설
한신4지구, GS 특화설계 반영
신반포14차, 지하층·4베이 확대
분담금·사업 기간 늘어나
일부선 조합원 간 내분도
[ 선한결 기자 ]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한신4지구, 신반포14차 등 서울 반포·잠원 일대 재건축 단지들이 잇달아 설계변경에 나섰다. 스카이 브리지(동과 동을 잇는 구름다리), 인피니티 풀(물과 하늘이 이어진 것처럼 설계한 수영장) 등 시공사들이 제시한 특화설계를 반영하고 주택평형 구성을 바꾸는 게 핵심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각 조합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작년 말까지 조합 자체 설계안으로 재건축 절차를 밟아왔다”며 “관리처분인가 신청으로 한숨을 돌리고 나자 최신 설계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계 변경 위한 총회 잇따라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조합과 시공사 현대건설은 지난 24일 ‘설계변경 주민 설명회’를 열었다. 조합의 기존 설계안, 현대건설이 시공사 선정 당시 제안한 특화안, 특화안을 일부 수정한 개선안 등을 비교 설명하는 자리였다. 개선안은 기존 특화안보다 일반분양분을 300여 가구 줄이고 전용 101㎡를 추가하는 내용이다. 서울시 건축심의 통과안보다는 5가구가 많은 설계안이다.
한신4지구는 다음달 5일 설계변경 안건을 놓고 조합원 총회를 개최한다.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기존 설계안을 시공사 GS건설의 혁신안 설계로 대체할지를 결정한다. 조합이 GS건설 혁신안을 채택하면 전 가구 천장 높이를 기존 2.35m에서 2.5m로 높이고 전용 59㎡ 이상에는 4베이(방 3개와 거실을 전면 배치한 설계) 평면을 적용한다. 스카이 브리지, 커튼월룩 외관, 인피니티풀 등 GS건설이 수주전 당시 약속한 각종 특화설계도 적용한다. 주동 배치도 일부 바뀐다.
신반포14차는 지난 14일 시공사인 롯데건설의 특화설계안 설명회를 개최한 데 이어 지난 19일 조합원 총회에서 설계변경을 결정했다. 찬반투표 결과 롯데건설안 전체를 반영하기로 했다. 지하를 2개 층까지 조성하는 기존안을 지하 3개 층으로 바꾸고, 4베이 평면 적용 주택형을 늘리는 등의 내용이다. 신반포14차 조합 관계자는 “특화설계 전부 반영, 특화설계 일부 반영, 기존 설계 유지 등 세 가지 선택지 중 전부 반영안이 채택됐다”며 “공사비가 늘어 조합원 환급금이 줄지만 주차 대수가 가구당 평균 1.9대로 확 늘어나는 등 주거 편의성은 높아졌다”고 말했다.
분담금 증가 불가피
전문가들은 설계변경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공사비와 사업 기간이 늘어나는 까닭이다. 각 건설사가 내세운 혁신·특화설계를 적용하면 그만큼 공사비가 뛴다. 한신4지구는 혁신안을 적용하면 공사비가 9352억원에서 1조749억여원으로 약 1398억원 오른다. 늘어난 공사비를 조합원들이 나눠 부담하면 가구별로 약 3800만원씩 분담금이 증가한다.
사업 기간도 기존 계획보다 더 늘어날 전망이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서 재건축 조합이 사업시행인가 총회 때 확정한 설계에서 10% 이상을 변경할 경우 서울시 재심 절차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어서다. 기존에 없었던 주택형이 생기거나 주동별 주택형 배치 계획 등이 바뀔 경우 분양 신청을 다시 받아야 한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한신4지구, 신반포14차 등은 모두 작년 10월을 전후로 조합원 분양 신청을 완료했다.
일부 조합에선 설계변경을 두고 조합원 간 내분이 벌어졌다. 30일 조합원 총회를 앞두고 있는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에선 일부 조합원이 설계변경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며 올해 조합 사업비 보이콧에 나섰다. 이 단지 조합원 김모씨는 “중대형 주택형이 대량 신설되면 기존 감정평가액이 높은 대형 평수 조합원들에게만 이익이 많이 돌아가고, 일반분양분은 적어진다”며 “조합원 개인 재산권과 조합 사업성에 모두 악영향을 주는 새 설계에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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