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 "DMZ에 해외기업 참여 테크노밸리 만들자"

입력 2018-05-29 17:15  

한국 대기업·벤처도 입주
북한에서 기술인력 제공



[ 김기만 기자 ] “비무장지대(DMZ)에 전 세계 기업이 함께 일할 수 있는 테크노밸리(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면 한반도 정세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평화뿐만 아니라 천문학적인 경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크루셜텍 대표·사진)은 2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경공업 중심의 남북 경협은 20년 전 방식”이라며 “한국에서 대기업과 벤처기업이 참여하고 북한이 우수한 기술 인력을 제공하는 첨단산업 위주의 공단을 설립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휴전선 근방이면 국유지를 활용할 수 있어 땅값이 들지 않는다”며 “저렴한 토지 비용 덕분에 세계 첨단 제조기업을 유치하기에도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남북 경협이 재개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한국 경제가 처한 상황이 급박해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게 안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일본 경제는 부활하고 있고, 중국은 정보기술(IT)·바이오 분야에서 한국을 추월하고 있다”며 “첨단 산업 중심의 남북 경협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정학적 단점을 장점으로 만들어 산업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안 회장은 “북한 인력은 우리와 같은 문화와 언어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IT 분야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첨단 산업 분야의 대기업이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 생산기지를 확대하면서 발생하는 기술 유출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자체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쓰는 등 IT 분야가 발달해 있다”며 “노동집약적인 경공업뿐 아니라 고도화된 산업 분야에서도 경협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안 회장은 국내에서 첨단 제조 관련 벤처기업이 줄어들고 있는 이유로 제조 대기업의 국외 공장 이전 문제를 꼽았다. 그는 “첨단 제조업은 작은 벤처기업이 혼자서는 할 수 없다”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같은 대기업이 국내에 공장을 지어서 중소기업과 함께 협업하도록 정부가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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