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현우 기자 ]
택배 물류센터의 상·하차 작업은 ‘지옥의 알바’라 불리는 고된 작업이다. 건장한 청년을 뽑아놔도 나흘 연속 버티는 사람이 거의 없다. CJ대한통운은 이 업무를 무인화하는 기술을 연구 중이다. 특수벨트가 트럭에서 화물을 끌어낸 뒤 빙빙 돌리면서 상자를 스스로 분류하는 것이다. 이 회사는 물류센터에서 손이 가장 많이 가는 작업인 충전재 투입을 이미 자동화했다. 비전 스캐너로 박스 내부를 읽어 빈 공간에 맞게 ‘뽁뽁이’를 채워넣는다.
정태영 CJ대한통운 부사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노동집약형을 벗어나지 못한 물류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다”며 “신기술을 활용해 모든 운영체제를 지능화하는 데 사활을 걸었다”고 말했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29일 열린 ‘4차 산업혁명 혁신포럼(HUBS FIT Forum)’에서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을 접목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국내 민간·공공기업 20여 곳의 혁신 사례가 소개됐다. 한국경제신문사, 한양대 경영대학, 프리미엄패스인터내셔널이 공동 주최한 이날 행사엔 300여 명이 몰렸다.
중견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마이다스아이티는 ‘인에어’라는 이름의 AI 채용 솔루션을 개발, 지원자 면접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인에어는 온라인 게임으로 지원자의 역량과 인성을 파악하는 한편 영상 면접으로 자주 쓰는 단어, 표정·목소리 변화, 맥박과 혈압, 근육의 움직임 등을 분석한다. 심리학 기반인 인·적성검사와 달리 생물학과 뇌신경학까지 알고리즘에 반영했다.
최원호 마이다스아이티 이사는 “순간의 인상이나 스펙에 가려 진짜 인재를 판별하지 못하는 기존 채용 방식을 혁신하기 위한 시도”라고 강조했다.
구현모 KT 사장은 자동차, 아파트, 호텔 등으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는 AI 스피커 ‘기가지니’의 서비스 현황을 소개했다. 블록체인 기술로 보험금 청구절차를 간소화한 교보생명, 통합 금융 플랫폼 ‘쏠’을 개발한 신한은행, AI 기반의 쇼핑 추천 서비스 ‘로사’를 선보인 롯데백화점 등의 사례도 눈길을 끌었다.
김근수 롯데백화점 AI팀장은 “AI 경험이 짧은 롯데는 ‘어떤 비즈니스를 할 것인가’부터 명확히 정의하고 풍부한 데이터를 모으는 데 집중했다”며 “고객이 많이 활용해야 의미 있는 만큼 인문학적 지식과 전략적 접근도 필요했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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