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하시라"… 2차전지 '소재 왕국' 포스코

입력 2018-05-29 17:36  

광양에 양극재 생산 공장

구미 공장과 합치면 2022년엔
전기車 배터리 100만대 분량 생산
인근에 리튬·니켈 공장도 건설

3000억 들여 리튬 염호 인수 추진
포스코켐텍, 음극재 원료 흑연
남북경협 통해 북한서 조달 계획



[ 김보형 기자 ]
포스코가 1130억원을 투자해 충전식 2차전지(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 생산 공장을 새로 짓는다.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소재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포스코는 2억8000만달러(약 3000억원)를 들여 양극재의 원료인 리튬 염호(鹽湖)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는 2030년까지 글로벌 2차전지 소재 시장에서 점유율 20%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2차전지 복합단지 조성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ESM은 29일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과 양극재 공장 건설 부지(16만5287㎡)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포스코ESM은 내년까지 이 부지에 연산 6000t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건설하고 2022년까지 연산 5만t 생산 체제로 증설할 계획이다. 광양 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연간 2조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한다. 1000여 명 이상의 고용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포스코ESM의 구미 공장(사진) 양극재 생산 능력(연 1만2000t)을 포함해 2022년부터는 양극재 생산 규모가 6만2000t에 달할 전망이다. 전기차 100만 대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분량이다.

포스코는 2020년까지 광양 양극재 공장 인근에 리튬정광(자연광석을 높은 품위의 광물로 가공한 광석)을 원료로 하는 연산 3만t 규모의 리튬 공장도 짓는다. 이어 리튬과 함께 양극재 원료로 쓰이는 니켈(연 2만t) 공장도 건설해 광양을 2차 전지 소재 복합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정보기술(IT)용 배터리 수요 증가로 양극재 시장 규모는 2016년 21만t에서 2020년 86만t으로 4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양극재와 함께 대표적인 2차전지 소재로 꼽히는 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켐텍은 남북한 경협을 통한 광물 확보에 나선다. 음극재의 원료인 흑연을 북한에서 들여오겠다는 전략이다. 북한의 흑연 매장량은 200만t가량으로 추정된다. 흑연 최대 산지인 중국의 환경규제로 가격 변동과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대체 효과가 기대된다.

◆리튬 광구 확보에 사활

포스코는 안정적인 리튬 확보를 위해 호주 자원개발업체인 ‘갤럭시 리소스’로부터 아르헨티나 북서부에 있는 ‘살라 델 호브레 무에르토’ 염호의 광권도 인수키로 했다. 인수금액은 3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갤럭시 리소스는 이 염호의 리튬 매장량을 250만t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 염호 개발을 통해 연간 2만5000t의 리튬을 생산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2010년 세계 최초로 독자 개발한 리튬 추출기술인 포스엘엑스(PosLX)를 통해 생산 효율성을 높일 방침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본계약 체결에 앞서 지난 28일 ‘주요거래조건’에 양사가 합의했다”며 “조만간 이사회 승인을 거쳐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지난 2월에도 호주 광산개발 기업인 필바라의 지분 인수를 통해 연간 24만t의 리튬 광석을 장기 구매하기로 하는 등 리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2차전지 사용량 증가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리튬은 ‘백색 황금’으로 불린다. 2015년 t당 6000달러 수준이던 리튬 가격은 지난달엔 2만1000달러로 3배 이상 급등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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