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일손부족·고령화 일본사회, '정년 없는' 사회되나

입력 2018-05-30 10:42   수정 2018-05-30 10:45


일손부족·고령화로 구인난을 겪고 있는 일본이 기업의 ‘정년’을 없애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일본 기업의 17.8%가 정년이 ‘65세 이상’이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입니다. 말 그대로 ‘평생 고용’을 눈앞에 두게 됐는데요. 희소식이기만 한 것일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집권 자민당은 정부에게 제출할 ‘인생 100세 시대’에 대비 제언을 마련했습니다. 제언에는 정년을 폐지하는 ‘정년 없는 사회(定年ない社?)’, ‘에이지프리 사회’ 구축 등의 내용이 담겼다고 합니다.

노인의 정의와 명칭 개선도 제안했습니다. 연금과 의료비 수급체계도 손본다는 생각입니다. 연령 기준이 아니라 경제력에 따라 의료비 부담규모와 연급지급 개시연령을 유연화 하는 방안을 고려키로 했습니다. 이럴 경우, 일본의 사회보장제도에도 대대적인 개혁이 불가피해집니다,

자민당은 이와 관련, 내년 말까지 구체적인 개혁방안과 타임 테이블을 마련할 것을 정부에 요청키로 했습니다. 이번 일본 집권여당의 제언은 당내 영향력이 강한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과 차기 정치 지도자로 주목받는 고이즈미 신지로 부간사장이 주도했습니다. 단순한 ‘건의 사항’으로 지나치기에는 무게감이 있는 주장이라는 분석입니다.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에 따르면 2024년이 되면 일본 인구의 대부분이 50세 이상이 된다고 합니다. 이미 인구의 27.7%인 3500만 명이 65세 이상인 대표적 초고령 사회이기도 합니다. 65~69세 인구만 997만 명에 달하는 데 비해 20세 미만 인구는 2160만 명에 불과합니다. 자연스럽게 총인구 중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69.7%로 정점을 찍었고 지난해엔 60.3%로 낮아졌습니다.

일손이 부족해 노령인구가 은퇴를 하지 못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 보이지만은 않습니다. 한국과는 다른 형태의 고민을 하고 있는 일본이 어떤 해법을 찾아 나갈지 주목됩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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