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호조' 중소형 증권사 신용등급 '상승'…"DB금융투자·SK증권은 소외"

입력 2018-05-30 14:55  

1분기 실적 호조에 중소형 증권사의 신용등급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반면 DB금융투자는 신용등급이 하락했고, SK증권도 대주주 변경을 앞뒀지만 부정적 전망이 유지됐다. 중소형 증권사 내 차별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유안타증권에 대한 장기신용등급을 A(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김성진 금융평가본부 책임연구원은 "중국계 기업 IB사업, 선강퉁 후강퉁 시장 거래중개 등에서 대주주와 시너지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투자자예수금은 2013년 말 1조7000억원에서 올해 3월말 2조900억원으로 증가했고, 순영업수익 시장점유율도 2014년 1.8%에서 지난해 2.9%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3월말 기준 순자본비율도 418.8%(연결 기준 478.6%)로 우수하다는 평가다. 김 연구원은 "자기자본이 1조1000억원으로 중소형 증권사 대비로는 자본완충력이 높은 편"이라며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로 전반적인 위험부담수준도 낮고, 부실채권 정리에 따른 손실부담 완화 등으로 자본적정성은 우수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등급 전망이 긍정적으로 변경된 중소형 증권사들도 줄줄이 나오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KTB투자증권에 대한 등급전망을 A-(안정적)에서 A-(긍정적)으로 변경했다. 등급 전망이 긍정적으로 변경됐다는 것은 안정적 이익창출을 지속하면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한신평은 KTB투자증권의 IB부문 시장점유율이 늘었고, 자회사 및 투자자산 운용성과가 안정화됐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이재우 선임연구원은 "2015년 1.2%였던 IB부문 시장점유율은 2017년 2.3%로 상승했고, 벤처캐피탈, PE의 투자자산이 회수 사이클에 돌입했다"며 "자회사 이익창출력도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또 한신평은 한화투자증권에 대한 등급전망을 A(안정적)을 A(긍정적)으로 변경했다. 주가연계증권(ELS) 위험이 감소하고, 주력 사업부문 영업경쟁력이 회복 중이라는 점을 감안했다.

이재우 연구원은 "2조원에 달하던 자체헤지 ELS 익스포저(위험노출)는 지난해 말 5000억원으로 줄었고, 자기자본 대비 비중 또한 52.5%로 낮아졌다"며 "IB부문을 비롯해 리테일, 트레이딩 등 전 사업부문 실적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말 영업순이익 기준 시장점유율이 2.2%까지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대주주 변경 심사를 앞둔 하이투자증권도 긍정적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한신평은 하이투자증권의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고 상향 검토에 등록했다. 현대미포조선이 DGB금융지주에 하이투자증권 지분(85.32%) 전량 매각을 결정하면서 DGB금융그룹의 유사시 지원가능성 제고를 반영한 것이다.

반면 SK증권과 DB금융투자는 개별 이슈로 등급 및 등급전망이 악화하고 있다. SK증권은 지난해말 J&W파트너스로 대주주 변경이 확정됐지만 신용등급(A+)은 부정적 검토 대상으로 유지됐다. 한기평은 J&W파트너스로 대주주가 변경되더라도 계열로부터 재무적 지원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또 한기평은 DB금융투자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일회성 이슈가 발생하면서 이익창출과 자본축적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반영했다.

안나영 연구원은 "2015년 사모사채 및 ABCP 부실(414억원), 2016년 대규모 ELS 헤지 손실(350억원),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및 사모펀드 관련 대규모 손실(346억원), ELS 헤지손실(118억원) 발생으로 3년 연속 이익창출과 자본축적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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