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석학 불러모은 韓 신약개발사

입력 2018-05-30 17:21   수정 2018-05-31 05:31

엔지켐생명과학 자문단에
일류 전문가들 대거 포진
녹용 물질로 신약 개발 중



[ 한민수 기자 ]
14년간 MD앤더슨 암센터장을 지낸 홍완기 미국 텍사스대 교수, 2010년 타임지가 뽑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의 래리 곽 시티오브호프병원 교수 등 세계적 석학이 신약 개발 자문을 담당하는 한국 바이오기업이 있다. 엔지켐생명과학이다. 손기영 대표는 “최고 전문가들로 이뤄진 과학기술자문위원회를 통해 세계적인 제약·바이오 기업 길리어드, 리제네론, 셀진 등을 벤치마킹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녹용에서 유래한 물질로 만든 합성신약 ‘EC-18’을 미국에서 개발 중이다. 호중구감소증, 구강점막염, 급성방사선 증후군 치료제다. 이 회사는 개발 초기부터 일류 전문가를 과학기술자문위원으로 뒀다. EC-18의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지난달 국내외 석학 10명으로 구성된 신약개발 과학기술자문단을 꾸렸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이례적이다.

손 대표는 “좋은 신약 후보물질이 있어야 하고 이들에게 분명한 역할과 책임을 줘야 한다”며 “그래야 개발에 깊이 참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자문단에서 큰 도움을 받고 있다. 홍 교수는 EC-18의 호중구감소증과 구강점막염 치료제 개발에 아이디어를 냈다. 스티븐 소니스 하버드대 의대 암센터 교수는 구강점막염 개발에 참여하면서 EC-18의 면역력 조절 효과를 급성방사선 증후군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로널드 매닝 RGM케미스트리컨설팅 박사는 EC-18이 경구용이고,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급성방사선 증후군 치료제로 미국 생물의학첨단연구개발국(BARDA)의 연구개발 자금 지원을 받는 데 적합하다고 추천했다. BARDA는 국가보건비상사태에 필요한 의약품 개발을 지원하는 곳이다.

호중구감소증 치료제로 가장 많이 쓰이는 암젠의 뉴포젠과 뉴라스타의 임상을 했던 제프리 크로퍼드 미국 듀크대 의대 교수도 자문단에 합류했다. 손 대표는 “자문위원들의 경험을 토대로 EC-18의 성공 확률을 높이고 있다”고 했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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