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앞둔 CJ오쇼핑·E&M, 주가 부양 '强 드라이브'

입력 2018-05-31 19:49   수정 2018-06-01 05:34

CJ오쇼핑, 414억 규모 자사주 전량 소각 결정

매수청구가보다 주가 높여
합병비용 최소화 의도

외국인 '팔자' 쏟아지며
오쇼핑·E&M 주가는 약세



[ 송종현 기자 ] 오는 7월1일 CJ E&M을 합병하는 CJ오쇼핑이 보유 중인 자기주식 전량을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9일부터 시작돼 6월18일까지 이어지는 기존 주주의 주식매수청구 기간 중 주가를 최대한 끌어올려 매수청구를 최소화하기 위한 시도라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합병 예정 법인의 주가가 주식매수청구 가격보다 많이 싸면 주주들의 매수청구가 늘어 회사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주가 부양 속도 내는 CJ오쇼핑

CJ오쇼핑은 31일 이사회를 열어 보유 중인 자기주식 18만6320주 전량을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소각 규모는 전체 상장주식의 약 3%로, 이날 종가(22만2700원) 기준 414억원어치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이 집계한 올해 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1695억원의 24.42%에 달한다.

자기주식을 소각하면 주식 수가 줄어 남은 주식을 보유한 주주의 지분가치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유통업종을 담당하는 한 애널리스트는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자기주식 소각을 실시한 곳은 유통업계에서 CJ오쇼핑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CJ오쇼핑은 또 주주총회 전 안건에 대해 소액주주 및 의결권 자문기관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도록 이사회 규정에 명문화하기로 했다. 주주총회 시 △의결권 자문기관의 안건별 권고 현황과 사유 △안건별 찬반 결과 △반대의견 등을 이사회 회의록에 기록하기로 했다.

CJ오쇼핑은 29일 임시주총에서 사내이사(3명)보다 사외이사(4명)를 더 많이 두는 이사회 구성안도 확정했다. “이사회의 독립성과 경영투명성을 높이려는 의도”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이번 자기주식 소각 결정은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올해 배당성향(총배당금/순이익)은 15% 이상을 목표로 하고, 매년 초 배당성향을 제시하는 예측가능한 배당정책을 통해 합병 후 예상되는 기업가치 상승분을 주주와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주목되는 주가 흐름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CJ오쇼핑은 2300원(1.02%) 하락했다. CJ E&M은 1300원(1.41%) 떨어진 9만6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투자자의 ‘팔자’가 주가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이날 CJ오쇼핑과 CJ E&M을 각각 12억원과 48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날 두 회사 종가는 매수청구가격(CJ오쇼핑 22만7398원, CJ E&M 9만3153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CJ그룹이 합병에 반대해 주식매수를 청구하는 주주에게 지급하기 위해 준비한 예산은 약 5000억원이다. 총 매수청구 금액이 이를 넘어서면 합병이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두 회사 주가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이날 하락 마감하긴 했지만, CJ오쇼핑과 CJ E&M은 지난 8일을 ‘바닥’으로 완만하게 상승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9일부터 이날까지 CJ오쇼핑은 3.58%, CJ E&M은 4.73% 올랐다.

시장 전문가들은 “실적 등 두 회사의 본질가치가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 주주가치 제고 노력은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콘텐츠와 커머스 사업을 결합시키기 위해서는 조직 통합이 필수”라며 “미디어·커머스 시장 선점을 위해선 글로벌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이 필요하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두 회사의 합병 결정은 타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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