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청와대의 수상한 재판 거래 주목

입력 2018-06-01 14:37  


1일 방송된 MBC 시사프로그램 '아침발전소'에서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 거래 의혹에 대해 집중 보도했다.

‘아침발전소’는 이날 박성제 MBC 취재센터장과 함께 국정 농단에 이은 사법 농단으로 불리는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이른바 청와대와의 ‘재판 거래’ 의혹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현재 ‘재판 거래’ 의혹이 불거짐에 따라 사건 당사자들은 최종 판결까지 난 사건의 재판을 다시 열 것을 요구하는 등 강력 반발하면서 대법원의 해법이 주목되는 상황.

‘재판 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사건은 모두 15개, 판결 대부분은 1,2심 결론이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특히, 일부 청와대의 관심 재판에 대해 보고하는 문건도 발견돼 파문이 일고 있다.

‘대외비’라 적힌 ‘현안 관련 말씀자료’ 일부에 별지로 첨부된 대법원 판결 사건 목록은 양승태 당시 대법원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독대를 앞두고 2015년 7월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이 작성했으며 “사법부는 그동안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왔다”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과거사 정립 ▲자유민주주의 수호 ▲국가경제발전 ▲노동개혁 ▲교육개혁 등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핵심 현안에 사법부가 기여한 판결이 기록되어 있던 것.

이 중 KTX 해고 승무원 34명에 대한 1, 2심을 뒤 짚은 대법원의 판결은 1, 2심 승소 후 밀린 급여를 지급받았던 승무원이 이자를 포함해 1억 원 넘는 돈을 한꺼번에 뱉어내게 했고, 이를 비관한 한 해고 승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하는 등 사회적으로도 파장이 컸다.


박성제 취재센터장은 이에 대해 “법원행정처는 법관 중 1% 로 엘리트 판사들만 간다는 핵심부서로 처음 문제의 문건을 발견한 판사가 이를 내부 고발하고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지만 정작 양승태 당시 대법원장이 ‘아무 문제없다’로 결론지었다”며, “이후 2차 3차 조사가 진행되면서 법원행정처의 재한 개입 증거가 드러났다”고 사건을 설명했다.

이처럼 ‘재판 거래’의 배경에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숙원인 ‘상고법원 만드는 것’이 있었다는 것. 3심제로 진행되는 우리나라 사법 시스템 상 14명밖에 없는 대법원에서 모든 3심 사건을 담당하기는 버거운 상황. 이 때문에 양 전 대법원장은 대법원과 별도로 상고법원을 만들어 3심 재판을 상고법원에 분산시키려는 계획이었다.

이와 관련해 MBC 취재진은 해명을 듣기 위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물론, 청와대와의 연결을 담당한 것으로 주목되고 있는 당시 법원행정처장이었던 박병대 전 대법관과의 접촉을 시도했으나 박 전 대법관은 예정되어 있던 대학 강의도 취소하고 종적을 감췄다고 한다.

보도를 접한 허일후 아나운서는 “칼로만 사람을 해치는 것이 아니다. 우리 KTX 승무원들도 이제 긴 싸움을 끝내고 다시 기차 안에서 만나길 바란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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